<한방 생리학> 1.3.2 몸속 수분 진액, 건조한 내 몸을 촉촉하게 만드는 비밀
가을바람처럼 스산한 내 몸, 혹시 ‘이것’ 부족 신호 아닐까요?
아침에 일어날 때마다 입안이 바싹 마르고, 오후만 되면 눈이 뻑뻑해 인공눈물을 찾게 되시나요? 정성껏 바른 보습 크림도 잠시뿐, 피부는 이내 푸석푸석하고 각질이 일어나기 시작합니다. 입술은 또 어떤가요. 립밤을 덧발라도 금세 트고 갈라져 불편함을 느끼는 날이 많아졌을 겁니다. 아마 많은 분들이 ‘물을 충분히 마시지 않아서 그렇겠지’라며 대수롭지 않게 넘기곤 합니다.
하지만 물을 충분히 마셔도 이러한 건조함이 쉽게 해결되지 않는다면, 우리는 조금 더 근본적인 원인을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바로 우리 몸의 가장 깊은 곳에서부터 촉촉함을 책임지는 생명 물질, 한방에서 말하는 몸속 수분 진액(津液)의 부족을 의심해봐야 합니다.[1]
단순한 ‘수분 부족’과 ‘진액 부족’은 다릅니다
흔히 ‘탈수’나 ‘수분 부족’은 마신 물의 양이 부족할 때 나타나는 일시적인 현상으로 생각하기 쉽습니다. 하지만 한의학에서 바라보는 관점은 조금 더 깊이가 있습니다. 우리 몸이 섭취한 음식물을 정교한 소화 과정을 거쳐 만들어내는 영양가 높은 수분, 즉 몸속 수분 진액은 단순한 물과는 차원이 다른 개념입니다.[2] 이 둘의 차이를 이해하는 것이 건조함의 근본 원인을 파악하는 첫걸음입니다.
| 구분 | 단순 수분 부족 (탈수) | 몸속 수분 진액 부족 |
|---|---|---|
| 원인 | 물 섭취량의 일시적 감소, 과도한 발한 | 만성적인 소화 기능 저하, 노화, 질병, 스트레스 |
| 주요 증상 | 심한 갈증, 소변량 감소, 어지러움 | 피부/모발 건조, 안구 뻑뻑함, 마른기침, 관절 뻣뻣함, 변비 |
| 해결책 | 충분한 양의 물 섭취 | 단순한 수분 섭취와 더불어, 몸속 수분 진액의 생성과 순환을 돕는 근본적인 생활 개선 및 치료 필요[3] |
한의학에서 말하는 진액(津液)이란 무엇일까요?
진액은 인체를 구성하고 생명 활동을 유지하는 데 필수적인 액체 물질을 총칭하는 용어입니다.[1] 위(胃)에서 받아들인 음식물이 비장(脾臟)의 작용을 통해 우리 몸에 꼭 필요한 영양 물질로 변환된 것이 바로 진액입니다. 이렇게 생성된 몸속 수분 진액은 폐(肺)와 신장(腎臟)의 복합적인 작용을 통해 온몸 구석구석으로 퍼져나가 각자의 역할을 수행합니다.
따라서 몸속 수분 진액이 부족하다는 것은 단순히 몸에 물이 모자란 상태를 넘어, 우리 몸의 영양분을 만들고 운반하는 시스템 전체에 문제가 생겼을 수 있다는 신호입니다. 이는 피부 표면의 건조함은 물론, 관절의 삐걱거림, 뇌수를 포함한 내부 장기의 기능 저하로까지 이어질 수 있는 중요한 문제입니다. 결국 건강한 몸속 수분 진액의 상태가 우리 몸의 전반적인 건강과 노화 속도를 결정하는 핵심 열쇠인 셈입니다.
이번 포스팅을 시작으로, 우리 몸의 촉촉함과 생명력을 지키는 ‘몸속 수분 진액‘에 대한 한방 생리학의 깊이 있는 지혜를 하나씩 풀어가고자 합니다. 다음 편에서는 이 진액이 구체적으로 어떻게 만들어지고 우리 몸을 순환하는지, 그리고 맑은 ‘진(津)’과 진득한 ‘액(液)’은 어떻게 다른지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참고 자료
- 전국한의과대학 생리학교수, 『동의생리학』, 집문당, 2016. (ISBN: 9788930317208) – 이 책은 한의학의 기본 생리 개념인 정(精), 기(氣), 신(神), 혈(血), 진액(津液)에 대해 포괄적으로 설명하며, 진액을 ‘인체 내 일체의 정상적인 수액’으로 정의하고 그 중요성을 강조합니다.
- 네이버 지식백과, ‘진액’ – 한국전통지식포탈. 이 자료는 진액이 음식물로부터 생성되어 비(脾), 폐(肺), 신(腎) 등의 장부 기능을 통해 전신에 수송, 분포된다는 생성 및 수포 과정을 명확히 설명하고 있습니다.
- 한의신문, ‘물을 마셔도 건조하다면 진액 보충해야’. 이 기사에서는 단순한 수분 섭취만으로는 해결되지 않는 만성 건조증의 원인을 진액 부족으로 보고, 진액을 보충하는 한의학적 접근법의 필요성을 제시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