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요통 Macnab> 09. 몸의 증거: 의사의 손은 어떻게 MRI처럼 정확하게 통증의 원인을 찾아내는가?
도입: 당신의 몸은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이전 시리즈에서 우리는 환자의 ‘이야기’ 속에 숨겨진 통증의 단서를 찾는 여정을 함께했습니다. 하지만 환자의 기억이나 표현은 때로 과장되거나 축소될 수 있고, 감정에 의해 왜곡되기도 합니다. 그러나 여기, 결코 거짓말을 하지 않는 유일하고도 가장 정직한 목격자가 있습니다. 바로 당신의 몸입니다. 당신의 몸이 보내는 객관적인 신호, 즉 ‘몸의 증거(Physical Evidence)’를 찾아내는 과정이 바로 진단에 있어 다음 단계인 ‘신체 검사(진찰)’입니다.
하지만 많은 환자들이 이 과정에서 불안과 의문을 느낍니다. “의사 선생님이 왜 갑자기 등을 두드리지?”, “다리를 들어 올리는데 너무 아픈데, 이걸 왜 하는 걸까?”, “망치로 무릎을 치는 건 무슨 의미가 있지?” 이처럼 각 검사의 의미를 알지 못하면, 진찰 과정은 그저 불편하고 수동적으로 받아들여야 하는 시간이 되어버립니다. 이는 효과적인 진단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1]
진찰의 재해석: 몸의 증거를 수집하는 과학적 과정
이번 [요통 Macnab] 9번째 포스팅의 목표는 명확합니다. 의사의 눈과 손이 어떻게 당신의 몸에 숨겨진 몸의 증거를 찾아내는지, 그 과학적인 과정을 이해하는 것입니다. 시진, 촉진, 운동 범위 검사, 신경학적 검사 등 진찰의 각 단계가 어떤 의미를 갖는지 파악함으로써, 당신을 수동적인 진찰 대상에서 진단 과정을 함께하는 능동적인 참여자로 바꾸는 것이 이 시리즈의 최종 목표입니다.
진찰은 더 이상 두려움의 대상이 아닙니다. 당신의 몸이 보내는 소중한 신호를 의사와 함께 해석하는 흥미로운 과정입니다.
진찰 행위 | 찾고자 하는 몸의 증거 | 진단적 의미 (무엇을 알 수 있는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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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 (눈으로 보기) | 척추의 만곡, 골반의 높낮이, 피부의 이상 변화 | 척추측만증, 골반 불균형, 척추 이분증 등 구조적 문제를 암시하는 몸의 증거를 찾습니다. |
촉진 (손으로 만지기) | 특정 부위의 압통, 근육의 경직, 척추뼈의 배열 | 골절, 감염, 종양의 가능성이나 근육의 과긴장 상태 등 통증의 구체적인 위치와 원인을 특정합니다. |
운동 검사 (움직여 보기) | 관절의 운동 범위, 특정 동작 시의 통증 유발 | 어떤 움직임이 제한되는지를 통해 척추의 강직 여부나 특정 동작과 연관된 통증의 원인을 파악합니다. |
신경학적 검사 | 근력 저하, 감각 이상, 반사 신경의 변화 | 신경 압박의 유무와 그 위치, 심한 정도를 평가하는 가장 객관적인 몸의 증거를 확보합니다. |
이처럼 의사의 모든 진찰 행위에는 명확한 목적이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당신의 몸이 보내는 여러 몸의 증거들을 종합하여, 당신의 이야기(병력)와 일치하는지를 확인하고, 최종 진단이라는 퍼즐을 완성하는 것입니다.
다음 장에서는 이 위대한 진찰의 첫걸음, 의사가 당신의 자세와 걸음걸이를 보는 것만으로도 수많은 정보를 얻어내는 ‘시진(視診)’의 세계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참고 자료
- Deyo, R. A., Rainville, J., & Kent, D. L. (1992). What can the history and physical examination tell us about low back pain?. JAMA, 268(6), 760–765. https://jamanetwork.com/journals/jama/article-abstract/40043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