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증 일반> 1-1 통증의 재정의: 몸과 마음이 만드는 통증의 진실과 올바른 대처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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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증에 대한 우리의 오해: 당신은 ‘아픔’을 얼마나 알고 있나요?

문득 이런 질문을 던져봅니다. 뜨거운 주전자에 손을 데었을 때의 순간적인 통증과, 오랜 시간 사랑했던 이와의 이별 후 찾아오는 가슴 시린 아픔, 이 둘은 과연 완전히 다른 것일까요? 어쩌면 우리의 뇌는 이 두 가지 경험을 비슷한 방식으로 처리하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많은 사람이 통증을 단지 ‘몸이 보내는 단순한 위험 신호’나 ‘조직 손상에 대한 직접적인 반응’으로만 여깁니다. 뾰족한 것에 찔리면 아프고, 넘어져서 무릎이 까지면 쓰라린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하죠. 하지만 과연 통증은 그렇게 단순한 물리적 현상에 불과할까요? 아닙니다. 통증은 우리가 상상하는 것보다 훨씬 더 복잡하고, 다차원적이며, 때로는 신비로운 경험입니다.

오랜 세월 동안 의학계에서는 통증을 단순히 신체적 손상의 결과로만 보았습니다. 부러진 뼈, 찢어진 근육, 염증 반응과 같이 눈에 보이는 문제에만 집중해왔죠. 그러나 현대 의학이 발전하고 인간의 뇌와 신경계에 대한 이해가 깊어지면서, 통증에 대한 우리의 관점도 점차 변화하고 있습니다. 특히, 세계적인 권위를 가진 국제통증연구학회(IASP, International Association for the Study of Pain)는 최근 통증의 정의를 새롭게 발표하며[1], 우리가 통증을 이해하는 방식에 혁명적인 변화를 가져왔습니다.

통증, 단순히 ‘느낌’이 아닌 ‘경험’의 영역

우리는 보통 ‘아프다’고 말할 때, 마치 손이 저리거나 배가 쓰린 것처럼 감각적인 측면만을 떠올리기 쉽습니다. 하지만 IASP의 새로운 정의는 통증이 단순한 감각을 넘어선 ‘경험’이라는 점을 강력하게 시사합니다. 이 ‘경험’이라는 단어 속에는 우리의 감정, 생각, 기억, 그리고 사회문화적 배경까지 통증에 영향을 미친다는 심오한 의미가 담겨 있습니다. 당신이 느끼는 통증은 단순히 손상된 부위에서 시작되는 것이 아니라, 당신의 뇌가 그 감각을 어떻게 해석하고, 당신의 마음이 그 감각에 어떤 의미를 부여하느냐에 따라 크게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이죠.

예를 들어, 운동선수가 경기 중 부상을 당했을 때 느끼는 통증과, 병원에서 주사를 맞을 때 느끼는 통증은 같은 ‘아픔’이라도 그 성격이 다를 수 있습니다. 운동선수는 승리에 대한 열망, 동료에 대한 책임감 등으로 인해 통증을 덜 느끼거나 무시할 수도 있고, 주사를 무서워하는 사람은 실제 통증보다 더 강렬한 아픔을 느낄 수도 있습니다. 이처럼 통증은 개인의 심리 상태, 기대감, 과거 경험 등 수많은 요인에 의해 변조되는 매우 주관적인 현상입니다[3].

우리가 통증을 ‘오해’하는 이유

그렇다면 우리는 왜 통증을 오해하기 쉬울까요? 가장 큰 이유는 통증이 눈에 보이지 않고, 측정이 어렵기 때문입니다. 혈압이나 체온처럼 수치로 명확히 보여줄 수 없기에, ‘꾀병’으로 치부되거나 심지어는 ‘마음먹기에 달렸다’는 식의 잘못된 인식이 만연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통증은 결코 허상이 아닙니다. 만성 통증으로 고통받는 환자들은 실제 삶의 질이 현저히 떨어지며, 우울증이나 불안장애를 겪는 경우도 많습니다. 이는 통증이 단순한 신체적 문제에 그치지 않고, 전인적인 삶에 영향을 미치는 복합적인 문제임을 시사합니다[4].

이러한 오해는 결국 통증 관리를 어렵게 만들고, 불필요한 고통을 야기하기도 합니다. 통증의 본질을 정확히 이해하지 못하면, 통증의 원인을 잘못 짚거나, 적절한 치료법을 찾지 못해 오랜 시간 고통받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제 우리는 통증에 대한 오래된 통념을 깨고, 새로운 관점으로 통증을 바라볼 필요가 있습니다.

통증에 대한 일반적인 오해와 새로운 관점

구분일반적인 오해새로운 관점 (IASP 정의 기반)
통증의 본질단순한 신체적 감각, 조직 손상의 결과불쾌한 감각 및 감정적 경험[2]
발생 원인물리적 손상에만 기인실제/잠재적 손상 + 감정, 인지, 사회적 요인 복합 작용
측정 방식객관적 측정 가능하다고 오해 (실제로는 어려움)주관적 경험으로, 개인마다 다르게 해석
치료 접근주로 신체적 치료 (약물, 수술)신체적, 정신적, 사회적 요인을 통합한 다각적 접근 필요

이 표는 통증에 대한 전통적인 관점과 국제통증연구학회(IASP)가 제시하는 새로운 관점의 주요 차이점을 보여줍니다.

이 포스팅을 통해 우리는 통증의 복합성다차원성을 깊이 이해하고, 통증이 단순히 ‘몸의 문제’가 아닌 ‘몸과 마음의 문제’임을 깨달을 것입니다. 국제통증연구학회(IASP)의 최신 정의를 중심으로, 통증이 우리에게 어떤 의미인지, 그리고 우리가 통증을 어떻게 바라보고 다루어야 하는지에 대한 새로운 통찰을 제공하고자 합니다. 이제 통증에 대한 당신의 인식을 바꿀 준비가 되셨나요?


참고 자료

  1. IASP Announces Revised Definition of Pain. (2020). International Association for the Study of Pain (IASP). https://www.iasp-pain.org/publications/iasp-news/iasp-announces-revised-definition-of-pain/
  2. Raja, S. N., et al. (2020). The Revised IASP definition of pain: concepts, challenges, and compromises. PAIN, 161(9), 1976–1982. https://www.ncbi.nlm.nih.gov/pmc/articles/PMC7380534/
  3. Gatchel, R. J. (2004). Pain and Psychology—A Reciprocal Relationship. Ochsner Journal, 6(1), 18–22. https://www.ncbi.nlm.nih.gov/pmc/articles/PMC4590069/
  4. Chronic Illness & Mental Health. (2023). National Institute of Mental Health (NIMH). https://www.nimh.nih.gov/health/topics/chronic-illness-mental-healt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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