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대 면역학> I.3.1 면역계의 성벽과 해자: 우리 몸의 1차 방어선, 피부와 점막의 놀라운 비밀
물리적·화학적 장벽: 피부, 점막, 그리고 방어 분자들
서론: 최고의 방어는 ‘못 들어오게 막는 것’
‘면역’이라고 하면 무엇이 떠오르시나요? 아마 많은 분들이 우리 몸속을 순찰하며 침입자를 잡아먹는 백혈구나, 특정 병원체를 정밀 타격하는 항체를 먼저 생각하실 겁니다. 물론, 이들은 우리 몸을 지키는 훌륭한 군대임이 틀림없습니다. 하지만 진정한 면역의 위대함은, 이 정예 군대가 출동하여 전투를 벌이기 훨씬 전, 훨씬 더 근원적인 방어선에서부터 시작됩니다. 바로 ‘싸우기 전에 이기는 것’, 즉 애초에 적이 우리 몸의 영토 안으로 단 한 발짝도 들어오지 못하게 원천적으로 막는 것입니다.
수많은 세균과 바이러스가 호시탐탐 우리 몸을 노리는 외부 세계와, 우리 몸 내부의 질서정연하고 평화로운 환경 사이에는, 사실 눈에 보이지 않는 거대한 장벽이 존재합니다. 우리는 이 원초적이면서도 가장 효과적인 방어 시스템을 면역계의 성벽과 해자라고 부를 수 있습니다.1
고대의 잘 지어진 성곽이 견고한 성벽으로 적의 진입을 물리적으로 막고, 그 주위를 둘러싼 깊은 해자가 적의 접근을 한 번 더 차단하여 성을 굳건히 지키는 것처럼, 우리 몸도 이와 같은 이중, 삼중의 방어 체계를 갖추고 있습니다. 이 면역계의 성벽과 해자는 피부와 점막이라는 물리적 장벽(성벽)과, 그 표면에서 끊임없이 분비되는 다양한 화학 물질(해자)로 이루어져 24시간 내내 잠들지 않고 우리의 최전선을 지킵니다.2
이번 장에서는 이 위대하지만 종종 그 중요성을 간과하게 되는 우리 몸의 첫 번째 방어선, 즉 면역계의 성벽과 해자의 비밀을 파헤쳐보려 합니다. 우리 몸의 견고한 ‘성벽’은 과연 어떤 재질로 어떻게 지어져 있으며, 눈에 보이지 않는 ‘해자’에는 어떤 강력한 화학 무기들이 숨겨져 있는지, 그 놀라운 방어 전략의 세계로 함께 떠나보겠습니다.
참고 자료
- Gallo, R. L., & Nakatsuji, T. (2016). Microbial symbiosis with the innate immune defense system of the skin. Journal of Investigative Dermatology, 136(12), 2323–2330. https://doi.org/10.1016/j.jid.2016.08.019
- Visscher, M. O., Adam, R., Az-Zahir, A. & LaRuffa, A. A. (2015). Skin barrier and immunology. In Textbook of Cosmetic Dermatology, 5th Edition. CRC Press. https://www.taylorfrancis.com/chapters/edit/10.3109/9781841847641-4/skin-barrier-immunology-marty-visscher-anne-laruff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