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액의 핵심 기능 ②: 생명의 근원을 채우는 유양(濡養) 작용
지난 시간에는 우리 몸의 표면을 촉촉하게 지켜주는 진액의 ‘자윤(滋潤) 작용’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하지만 몸속 수분 진액의 역할은 겉을 적시는 것에서 그치지 않습니다. 진액의 또 다른 핵심 기능이자, 우리 생명의 근간을 더욱 든든하게 만드는 것이 바로 ‘유양(濡養) 작용’입니다. 유양이란 ‘적셔서 영양한다’는 뜻으로, 몸속 깊은 곳까지 영양 물질을 공급하여 그 기능을 유지하고 강화하는 역할을 의미합니다.[1]
자윤 작용이 우리 몸의 외관과 표면 방어선을 책임진다면, 유양 작용은 혈액, 관절, 뇌수 등 생명 활동의 핵심부를 지탱하는 근본적인 힘입니다. 이번 포스팅에서는 ‘진액’ 시리즈의 마지막 편으로, 이 깊고 묵직한 유양 작용에 대해 알아보고, 건강한 몸속 수분 진액을 지키기 위한 생활 속 지혜를 함께 나누며 마무리하고자 합니다.
혈액의 근원이 되다 – 진혈동원(津血同源)
한의학에는 ‘진혈동원(津血同源)’이라는 중요한 개념이 있습니다. 이는 ‘진액과 혈은 그 근원이 같다’는 의미로, 몸속 수분 진액이 혈액을 구성하는 매우 중요한 물질임을 뜻합니다.[2] 맑은 진액이 혈관 안으로 끊임없이 스며들어 혈액의 양을 보충하고, 혈액이 너무 끈끈해지지 않도록 농도를 조절합니다. 이 덕분에 혈액은 온몸을 원활하게 순환하며 각 조직과 장기에 영양분을 공급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과도한 땀이나 출혈 등으로 몸속 수분 진액이 손상되면, 이는 곧바로 혈액 부족(血虛)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어지럼증, 창백한 얼굴, 손발 저림 등의 증상이 나타나는 이유입니다. 반대로 혈액을 보충하는 것은 곧 진액을 보충하는 것과도 연결됩니다. 이처럼 진액과 혈액은 서로를 보완하는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입니다.
관절, 뇌수, 골수를 영양하다
유양 작용의 진가는 우리 몸 가장 깊은 곳에서 발휘됩니다. 특히 끈적하고 영양이 풍부한 ‘액(液)’ 형태의 몸속 수분 진액은 관절, 뇌, 골수 등 핵심적인 구조를 채우고 영양하는 역할을 합니다.
- 관절 윤활: ‘액(液)’은 관절 주머니(관절강)를 채우는 윤활유, 즉 관절활액(關節滑液)의 주성분입니다. 충분한 ‘액’은 관절의 움직임을 부드럽게 하고, 뼈와 뼈 사이의 마찰을 줄여 연골을 보호합니다.
- 뇌수와 골수 충전: 뇌와 척수를 채우고 있는 뇌척수액, 뼈의 중심에서 피를 만들어내는 골수 역시 ‘액’의 유양 작용을 통해 그 기능이 유지됩니다. ‘액’이 충만해야 뇌가 맑고, 기억력이 좋으며, 건강한 뼈와 혈액을 유지할 수 있습니다.[1]
마무리: 생활 속 ‘몸속 수분 진액’ 보존하고 보충하는 법
길고 긴 ‘진액’ 이야기가 이제 막을 내립니다. 생성부터 순환, 배설, 그리고 자윤과 유양 작용까지, 몸속 수분 진액은 우리 생명의 시작과 끝을 함께하는 소중한 물질입니다. 이 귀한 진액을 건강하게 유지하기 위한 생활 속 실천법을 마지막으로 정리하며 글을 마칩니다.
| 실천 방법 | 설명 |
|---|---|
| 자극적인 음식 피하기 | 맵고 짜거나 기름진 음식, 과도한 음주는 진액을 마르게 하는 주범입니다. 담백하고 자연스러운 맛의 음식을 즐기는 것이 좋습니다. |
| 진액을 보충하는 음식 섭취하기 | 마, 배, 오미자, 잣, 꿀 등은 전통적으로 진액을 보충하는 데 도움이 되는 식품으로 알려져 있습니다.[3] |
| 충분한 수면 취하기 | 밤에 잠을 자는 동안 우리 몸은 낮 동안 소모된 진액을 회복하고 재충전합니다. 특히 밤 11시부터 새벽 3시 사이의 깊은 잠이 중요합니다. |
| 과도한 땀 배출 주의하기 | 지나친 사우나나 격렬한 운동으로 땀을 너무 많이 흘리는 것은 ‘진(津)’을 소모시켜 기운을 떨어뜨릴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합니다. |
우리 몸의 ‘속부터 차오르는 촉촉함’은 결국 건강한 몸속 수분 진액에서 비롯됩니다. 오늘 알려드린 작은 습관들을 통해 생명의 샘물을 맑고 풍부하게 지켜나가시길 바랍니다. 이로써 ‘진액(津液)’에 대한 포스팅 시리즈를 마칩니다. 다음 시리즈에서는 생명 활동의 근본 에너지, ‘정(精)’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참고 자료
- ‘기초29 第四章三節 津液(진액)’, 상지대학교 한의학과 원전학교실. – 이 자료는 진액의 ‘유양(濡養)’ 기능이 뇌수, 골수, 장부 등을 영양하는 역할을 하며, 혈액 형성의 기본 물질이 됨을 상세히 설명하고 있습니다.
- 한국한의학연구원 한약자원연구센터, ‘진액(津液)’. – 이 용어사전은 진액이 “맥 안에 있는 것은 혈액을 만드는 바탕이 된다”고 명시하여 진액과 혈액의 근원이 같음(津血同源)을 설명합니다.
- Youtube 채널 ‘자하연TV’, ‘진액 고갈의 원인과 보충하는 방법’. – 해당 영상에서 한의사가 진액 보충에 도움이 되는 생활 습관(충분한 수면)과 음식(마, 꿀, 배 등)을 구체적으로 설명하고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