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증 일반> 3-2 만성 통증 약물 치료 가이드: 내게 맞는 진통제, 똑똑하게 고르는 법

양날의 검: 마약성 진통제 (오피오이드)

1, 2단계 방어선이 뚫렸을 때, 즉 다른 어떤 진통제도 듣지 않는 극심한 고통 앞에서 우리는 ‘마약성 진통제(Opioids)’라는 이름의 강력한 무기를 마주하게 됩니다. 모르핀, 옥시코돈, 펜타닐 등이 여기에 속하며, 이 약들은 만성 통증 약물 치료 수단 중 가장 강력한 효과를 지녔습니다. 하지만 그 강력함만큼이나 치명적인 위험을 동시에 품고 있어, 사용에 극도의 주의를 요하는 양날의 검과 같습니다.

강력한 효과와 치명적인 위험 사이

역할(명/明): 통증을 끄는 가장 강력한 스위치

마약성 진통제는 어떻게 그토록 강력한 효과를 낼까요? 이 약물들은 뇌와 척수 등 중추신경계에 존재하는 ‘오피오이드 수용체’라는 특정 부위에 직접 결합합니다. 이 수용체는 우리 몸의 통증 신호 전달을 제어하는 가장 강력한 스위치와 같습니다. 마약성 진통제는 이 스위치를 강제로 ‘OFF’ 상태로 만들어, 통증 신호가 뇌로 전달되는 것을 매우 효과적으로 차단합니다.

이러한 강력한 기전 덕분에, 마약성 진통제는 다른 약으로는 도저히 조절되지 않는 극심한 급성 통증을 다루는 데 없어서는 안 될 필수적인 약물입니다. 예를 들어, 대수술 직후의 통증이나 암이 진행되면서 발생하는 극심한 암성 통증 관리가 바로 그 영역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마약성 진통제는 환자의 고통을 줄여 인간다운 삶의 질을 유지하게 하는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한계(암/暗): 만성 통증 치료의 덫

문제는 이 강력한 효과가 만성 통증 약물 치료에 장기간 사용될 때, 끔찍한 대가를 요구한다는 점입니다. 미국에서 ‘오피오이드 위기(Opioid Crisis)’라는 사회적 재난을 불러왔을 만큼, 그 위험성은 명백합니다.

  • 내성과 의존: 약을 계속 사용하면 우리 몸은 이에 적응하여 같은 효과를 내기 위해 더 많은 양의 약을 요구하게 됩니다(내성). 또한 약물에 신체적으로 익숙해져, 갑자기 약을 끊으면 금단 증상이 나타나는 ‘신체적 의존’ 상태가 발생합니다.
  • 중독 (오피오이드 사용 장애): 신체적 의존을 넘어, 해로운 결과를 알면서도 강박적으로 약물을 갈망하고 찾아 헤매는 뇌 질환, 즉 ‘중독’으로 이어질 위험이 매우 높습니다. 이것이 바로 마약성 진통제가 대부분의 만성 통증 약물 치료에서 1차 선택지가 아닌 이유입니다.
  • 심각한 부작용: 중독 외에도 극심한 변비, 메스꺼움, 졸음, 어지러움 등이 흔하며, 가장 치명적인 부작용은 호흡 중추를 억제하여 수면 중 호흡을 멈추게 할 수 있는 ‘호흡 억제’입니다.

따라서 마약성 진통제의 사용 원칙은 명확합니다. ‘반드시 필요한 순간에, 통증 전문가의 엄격한 관리 감독 하에, 가능한 최단 기간 동안만 사용한다.’ 효과적인 만성 통증 약물 치료는 이 원칙을 지킬 때만 안전하게 이루어질 수 있습니다.

마약성 진통제(오피오이드)의 명과 암

구분역할 (명/明)한계 (암/暗)
작용 기전중추신경의 오피오이드 수용체에 직접 작용, 강력한 통증 신호 차단뇌의 보상회로를 자극하여 중독을 유발할 수 있음
주요 사용처극심한 급성 통증 (수술 후, 암성 통증 등)만성 비암성 통증에는 사용을 극도로 제한함
핵심 위험(급성기 사용 시) 변비, 졸음, 메스꺼움 등 관리 가능한 부작용(만성기 사용 시) 내성, 의존, 중독, 호흡 억제 등 치명적 위험

이 표는 마약성 진통제가 만성 통증 약물 치료에서 왜 필요한 상황과 피해야 할 상황이 명확히 구분되는지를 보여줍니다.


참고 자료

  1. Opioids. National Institute on Drug Abuse (NIDA). 오피오이드가 뇌, 척수, 소화기 등에 위치한 오피오이드 수용체에 결합하여 통증 신호를 차단하고 도파민을 분비시켜 다행감(euphoria)을 유발하는 기전을 설명합니다. https://www.drugabuse.gov/drug-topics/opioids
  2. Dowell, D., Haegerich, T. M., & Chou, R. (2016). CDC Guideline for Prescribing Opioids for Chronic Pain — United States, 2016. MMWR. Recommendations and reports : Morbidity and mortality weekly report. Recommendations and reports, 65(1), 1–49.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발표한 가이드라인으로, 만성 통증 약물 치료에 대한 오피오이드 처방의 위험성을 경고하고 비약물적 치료와 비오피오이드 약물 치료를 우선할 것을 권고합니다. https://www.cdc.gov/mmwr/volumes/65/rr/rr6501e1.htm
  3. Chou, R., et al. (2015). The Clinical Practice Guideline for the Management of Pain from the American Pain Society and the American Academy of Pain Medicine. The Journal of Pain, 16(2), 1-25. 만성 비암성 통증 환자에게 오피오이드를 처방하기 전에는 잠재적 이익이 위험보다 명백히 클 때만 고려해야 하며, 환자와의 충분한 상의와 지속적인 모니터링이 필수적임을 강조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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