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즐의 첫 번째 조각: ‘생물학적(Bio)’ 요인
통증이라는 거대한 퍼즐을 맞추기 위한 첫 번째 조각은 바로 ‘생물학적 요인’입니다. 이것은 우리가 통증을 생각할 때 가장 먼저, 그리고 가장 직관적으로 떠올리는 원인이기도 합니다. 아픈 몸, 즉 우리 신체의 문제입니다.
내 몸, 통증의 시작점
생물학적 요인이란, 통증을 유발하는 우리 몸의 구조적, 기능적 문제를 모두 포함합니다. 넘어져서 생긴 상처, 염증으로 붓고 붉어진 관절, 손상된 신경, 척추 디스크의 변성, 심지어는 특정 질병에 더 취약하게 만드는 유전적 소인까지, 눈에 보이거나 의학적 검사로 확인할 수 있는 모든 신체적 변화가 여기에 해당합니다.
우리가 이전 글들에서 배운 ‘침해성 통증’과 ‘신경병증성 통증’은 바로 이 생물학적 요인에서 시작됩니다. 손상된 조직이 보내는 경고 신호, 고장 난 신경이 만들어내는 거짓 신호는 통증 경험의 명백하고 중요한 출발점입니다. 따라서 통증의 원인을 찾기 위해 엑스레이나 MRI를 찍고, 염증 수치를 확인하는 것은 통합적 통증 관리의 가장 기본적이고 필수적인 과정입니다.
생물학적 요인과 통증 유형의 연결
| 주요 생물학적 원인 | 관련 통증 유형 | 구체적 예시 |
|---|---|---|
| 조직 손상 및 염증 | 침해성 통증 | 관절염, 근육 파열, 수술 후 상처 |
| 신경 손상 및 질병 | 신경병증성 통증 | 추간판 탈출증의 신경 압박, 대상포진 후 신경통 |
| 구조적 변화 | 침해성/복합성 통증 | 척추 협착증, 퇴행성 디스크 |
이 표는 통증의 종류가 어떤 신체적, 생물학적 원인에서 시작되는지를 보여줍니다.
하지만, 이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습니다
여기서 중요한 질문이 생깁니다. 만약 통증이 오직 생물학적 요인만으로 결정된다면, MRI 사진에서 똑같은 정도로 디스크가 튀어나온 두 사람은 정확히 똑같은 수준의 고통을 느껴야 합니다. 하지만 현실은 어떤가요? 한 명은 가벼운 불편함만 느끼며 일상생활을 하는 반면, 다른 한 명은 극심한 고통으로 걷기조차 힘들 수 있습니다.
이것이 바로 생물학적 모델만으로는 통증이라는 복잡한 퍼즐을 완전히 맞출 수 없는 이유입니다. 신체의 손상 정도가 통증의 강도를 결정하는 유일한 변수가 아니라는 강력한 증거입니다. 이 풀리지 않는 수수께끼를 해결하고 진정한 통합적 통증 관리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우리는 퍼즐의 다음 조각을 맞춰 보아야 합니다. 바로 통증의 볼륨을 조절하는 우리 ‘마음’의 역할입니다.
참고 자료
- Gatchel, R. J., Peng, Y. B., Peters, M. L., Fuchs, P. N., & Turk, D. C. (2007). The biopsychosocial approach to chronic pain: scientific advances and future directions. Psychological bulletin, 133(4), 581–624. 생물-심리-사회적 모델의 ‘생물학적’ 차원이 해부학적, 생화학적, 유전적 요인 등 신체의 병태생리학적 과정을 포함한다고 설명합니다. https://www.ncbi.nlm.nih.gov/pmc/articles/PMC2223241/
- Chou, R., Qaseem, A., Snow, V., Casey, D., Cross, J. T., Jr, Shekelle, P., & Owens, D. K. (2007). Diagnosis and treatment of low back pain: a joint clinical practice guideline from the American College of Physicians and the American Pain Society. Annals of internal medicine, 147(7), 478–491. 영상 검사(MRI, CT)에서 발견되는 구조적 이상과 환자가 느끼는 통증의 정도가 항상 일치하지는 않는다는 점을 지적하며, 불필요한 영상 검사의 남용을 경계합니다. https://www.acpjournals.org/doi/10.7326/0003-4819-147-7-200710020-0000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