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증 일반> 2-3 원인 모를 통증의 정체: ‘침해가소성 통증’과 마음의 역할

한눈에 보는 통증의 세 가지 유형

우리는 지금까지 통증의 세 가지 다른 얼굴, 즉 침해성, 신경병증성, 그리고 최신 개념인 침해가소성 통증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이 세 가지 유형은 그 원인과 특징이 근본적으로 다르기에, 아래의 표를 통해 그 핵심적인 차이점을 최종적으로 정리해 보겠습니다.

통증의 세 가지 유형: 최종 비교

구분침해성 통증 (1유형)신경병증성 통증 (2유형)침해가소성 통증 (3유형)
주요 원인실제 조직 손상 (근육, 뼈 등)신경계 자체의 손상 또는 질병통증 조절 시스템의 기능 이상
통증 시스템 상태정상 작동 (건강한 경보)오작동하는 신경 회로 (고장 난 경보기)오작동하는 관제 센터 (뇌/척수)
대표 질환타박상, 골절, 수술 후 통증대상포진 후 신경통, 당뇨병성 신경병증섬유근육통, 과민성 대장 증후군
통증의 특징날카로운, 쑤시는, 위치 명확타는 듯한, 저리는, 전기가 오는 듯한전신에 걸친, 위치가 모호한, 피로/수면장애 동반

이 표는 통증의 세 가지 핵심 유형이 근본적으로 어떻게 다른지를 명확하게 비교하여 보여줍니다.

결론: ‘이상 없음’은 ‘원인 없음’이 아니다

만약 당신이 오랫동안 원인 모를 통증으로 고통받으며 병원을 전전했지만, 돌아오는 대답이 항상 ‘검사상 이상 없음’이었다면, 이 글을 통해 작은 위안과 희망을 얻으셨기를 바랍니다. 검사 결과가 정상이라는 말은 당신이 꾀병을 부리거나 예민해서 아픈 것이라는 의미가 결코 아닙니다. 오히려 이는 당신의 통증 원인이 뼈나 근육 같은 ‘구조적 문제’가 아닌, 통증을 조절하는 신경계의 ‘기능적 문제’, 즉 침해가소성 통증일 가능성이 높다는 중요한 신호입니다.

“눈에 보이는 이상이 없어도 통증은 실재하며, 마음의 건강이 몸의 통증에 직접적인 영향을 줍니다.”

이것이 바로 이 글의 최종적인 결론입니다. 통증 조절 시스템의 오작동은 마음의 상태와 매우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습니다. 따라서 침해가소성 통증은 단순히 아픈 부위에 진통제를 붙이거나 약을 먹는 것만으로는 해결되기 어렵습니다. 손상된 부위만 보는 치료가 아닌, 과민해진 신경계 전체의 균형을 되찾고 마음의 건강을 함께 돌보는 통합적인 접근(Integrative approach)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통증의 진짜 원인을 이해하는 것은 효과적인 치료의 시작입니다. 나의 통증이 ‘가짜’가 아니며, 그 뒤에는 명백한 신경생리학적 원인이 있음을 아는 것만으로도 우리는 통증을 이겨낼 큰 힘을 얻을 수 있습니다. 다음 시리즈에서는, 지금까지 알아본 다양한 통증들을 실제로 어떻게 관리하고 치료해 나갈 수 있는지, 그 구체적이고 희망적인 방법들에 대해 본격적으로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참고 자료

  1. Schug, S. A., et al. (2021). The IASP classification of chronic pain for ICD-11: chronic secondary musculoskeletal pain. Pain, 162(6), 1607-1612. 세계보건기구(WHO)의 국제질병분류(ICD-11)에 포함된 통증 분류를 설명하며, 침해성, 신경병증성, 침해가소성 통증의 개념과 기준을 제시합니다. https://www.ncbi.nlm.nih.gov/pmc/articles/PMC8112301/
  2. Clauw, D. J. (2014). Fibromyalgia: a clinical review. JAMA, 311(15), 1547–1555. 섬유근육통(대표적인 침해가소성 통증)의 치료는 약물 요법뿐만 아니라, 운동, 인지행동치료, 스트레스 관리 등 비약물적 치료를 결합한 다학제적, 통합적 접근이 필수적임을 강조하는 권위 있는 리뷰 논문입니다. https://jamanetwork.com/journals/jama/fullarticle/1858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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