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증 일반> 2-2 신경병증성 통증이란? 상처 없이 저리고 타는 듯한 고통의 진짜 원인

결론: 진짜 아픈 것은 당신의 신경입니다

우리는 지금까지 신경계 자체가 병들어 고통을 만들어내는 ‘거짓 비상 신호’, 즉 신경병증성 통증의 세계를 탐험했습니다. 그 기이한 양상부터 고장 난 신경계 내부에서 벌어지는 오작동의 원리까지. 이 모든 이야기는 우리에게 매우 중요한 한 가지 사실을 알려줍니다. 당신이 느끼는 그 고통은 결코 꾀병이나 정신적인 문제가 아니라는 것입니다.

그것은 당뇨병이나 대상포진, 혹은 다른 원인으로 인해 손상된 신경이 보내는 명백한 ‘신체적’ 질병의 신호입니다. 이 사실을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것이, 고통의 미로에서 빠져나오는 첫걸음입니다.

“조직 손상이 없어도, 신경계의 오작동만으로 극심한 통증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이 핵심 메시지를 다시 한번 강조하고 싶습니다. 당신의 통증은 실재합니다. 겉으로 보이는 상처가 없다고 해서, 혹은 다른 사람이 이해하지 못한다고 해서 그 고통의 크기가 줄어드는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신경병증성 통증은 그 예측 불가능하고 기이한 특성 때문에 환자에게 더 큰 절망감과 고립감을 안겨줄 수 있습니다.

왜 일반 진통제는 듣지 않을까?

많은 신경병증성 통증 환자들이 겪는 가장 큰 좌절 중 하나는 “약을 먹어도 소용이 없다”는 것입니다. 시중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일반적인 소염진통제(NSAIDs)는 조직 손상으로 인한 ‘염증’을 줄여 통증을 조절하는 방식입니다. 이는 침해성 통증에는 효과적일 수 있지만, 문제의 원인이 염증이 아닌 ‘신경계의 오작동’인 신경병증성 통증에는 거의 효과가 없습니다.

고장 난 경보기를 망치로 두드린다고 해서 소음이 멈추지 않는 것과 같습니다. 이 때문에 신경병증성 통증 치료에는 전혀 다른 접근법이 필요합니다. 고장 난 신경 회로 자체를 안정시키고, 과흥분된 신경세포를 진정시키는 특수한 약물들이 사용됩니다.

통증 종류에 따른 약물 치료 전략의 차이

치료 전략침해성 통증 (예: 근육통, 관절염)신경병증성 통증 (예: 대상포진 후 신경통)
주요 목표염증 감소, 말초 통증 신호 차단과흥분된 신경 안정화, 통증 신호 전달 체계 조절
주요 사용 약물소염진통제 (NSAIDs), 아세트아미노펜항경련제, 항우울제 등 중추신경계 조절 약물
치료의 핵심손상된 조직의 회복손상된 신경계 기능의 정상화 및 안정

이 표는 신경병증성 통증 치료가 왜 전문적인 약물 선택을 필요로 하는지를 명확히 보여줍니다.

이것이 바로 의사들이 신경병증성 통증에 종종 항경련제나 특정 항우울제를 처방하는 이유입니다. 이 약물들은 원래 목적과 더불어, 과민해진 신경세포의 흥분을 가라앉히거나 뇌에서 통증 신호를 조절하는 신경전달물질에 작용하여 통증을 완화하는 효과가 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원인 모를 통증이 지속될 때는 스스로 판단하여 일반 진통제만 복용하며 시간을 보내기보다, 반드시 통증 전문가를 찾아 정확한 진단을 받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당신의 고통은 상상 속의 것이 아닙니다. 진짜 아픈 것은 바로 당신의 신경입니다. 그리고 그 고통을 다룰 전문적인 방법은 분명히 존재합니다. 다음 글에서는 통증을 관리하고 치료하는 더욱 구체적이고 다양한 접근법들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참고 자료

  1. O’Connor, A. B., & Dworkin, R. H. (2009). Treatment of neuropathic pain: an overview of recent guidelines. The American journal of medicine, 122(10 Suppl), S22–S32. 신경병증성 통증은 일반적인 진통제(NSAIDs, 아세트아미노펜)에 거의 반응하지 않으며, 다른 종류의 약리학적 접근이 필요함을 명시하고 있습니다. https://www.amjmed.com/article/S0002-9343(09)00539-7/fulltext
  2. Finnerup, N. B., et al. (2015). Pharmacotherapy for neuropathic pain in adults: a systematic review and meta-analysis. The Lancet Neurology, 14(2), 162-173. 신경병증성 통증 치료에 대한 대규모 메타분석 연구로, 항우울제(TCA, SNRI)와 항경련제(가바펜티노이드) 계열 약물이 1차 치료제로 권고됨을 보여줍니다. https://www.thelancet.com/journals/laneur/article/PIIS1474-4422(14)70251-0/fulltext
  3. Neuropathic Pain Medications. Johns Hopkins Medicine. 항우울제와 항경련제가 어떻게 신경전달물질을 조절하고 신경의 비정상적인 발화를 억제하여 신경병증성 통증을 완화시키는지 그 기전을 설명합니다. https://www.hopkinsmedicine.org/health/conditions-and-diseases/neuropathic-pain/neuropathic-pain-medicatio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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