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증 일반> 2-2 신경병증성 통증이란? 상처 없이 저리고 타는 듯한 고통의 진짜 원인

신경병증성 통증이란?: 신경계가 보내는 거짓 비상 신호

그렇다면 도대체 상처 하나 없는데 왜 이렇게 아픈 걸까요? 그 답은 통증의 원인이 되는 ‘위치’가 다르기 때문입니다. 신경병증성 통증은 말초 신경이나 뇌, 척수 등 우리 몸의 통신 시스템인 신경계 자체에 발생한 손상이나 기능 이상으로 인해 발생하는, 비정상적이고 병적인 통증을 말합니다. 외부의 실질적인 위협이나 자극이 없어도, 신경계가 멋대로 통증 신호를 만들어 뇌로 보내는 것입니다.

고장 난 전화기와 벗겨진 전선

이해하기 쉽게 비유를 들어보겠습니다. 신경병증성 통증은 마치 ‘전선 피복이 벗겨져 합선이 일어나는 것’과 같습니다. 정상적인 전선은 피복이 잘 감싸고 있어 전기를 안전하게 전달하지만, 피복이 벗겨지면 작은 접촉에도 스파크가 튀고 오작동을 일으킵니다. 마찬가지로, 손상된 신경은 가만히 있어도 멋대로 통증 신호를 만들어내거나(자발통), 아주 약한 자극에도 과도하게 반응하여 극심한 통증을 유발합니다.

또 다른 비유는 ‘고장 난 전화기’입니다. 아무도 전화를 걸지 않았는데도 전화기가 저절로 시끄럽게 울려대는 상황. 이것이 바로 신경병증성 통증 환자의 신경계에서 벌어지는 일입니다. 뇌는 계속해서 울리는 ‘거짓 비상 신호’를 진짜 위험으로 받아들이고, 환자는 실재하는 끔찍한 고통을 경험하게 됩니다.

침해성 통증 vs 신경병증성 통증: 경보 시스템의 차이

구분침해성 통증 (정상 경보)신경병증성 통증 (고장 난 경보)
발생 원인실제 조직 손상 (화재 발생)신경계 자체의 손상 또는 오작동 (경보기 고장)
신호의 의미몸을 보호하라는 ‘의미 있는’ 경고의미 없는 ‘거짓’ 비상 신호
통증의 역할유용함 (보호 기능)해로움 (기능 없음, 고통만 유발)

이 표는 침해성 통증과 신경병증성 통증이 그 근본부터 완전히 다른 메커니즘을 가졌음을 보여줍니다.

결론적으로, 지난 글에서 다룬 침해성 통증이 ‘진짜 화재’를 알리는 건강하고 유용한 경보였다면, 신경병증성 통증은 ‘고장 난 경보기’가 시도 때도 없이 울려대는 거짓 경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 거짓 경보는 우리 몸을 보호하는 데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으며, 오직 환자의 삶을 파괴하는 고통만을 낳을 뿐입니다. 이제, 이 고장 난 경보기가 어떤 종류의 소음들을 만들어내는지 구체적인 사례들을 통해 알아보겠습니다.


참고 자료

  1. International Association for the Study of Pain (IASP). (2017). IASP Terminology: Neuropathic Pain. 신경병증성 통증을 체성감각 신경계의 병변이나 질병으로 인해 발생하는 통증으로 공식적으로 정의합니다. https://www.iasp-pain.org/resources/terminology/#neuropathicpa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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