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술 실패의 원인 ①: 잘못된 진단과 수술 계획
척추 수술 실패 증후군(FBSS)이라는 고통스러운 결과를 낳는 가장 근본적이고 안타까운 원인은, 놀랍게도 수술실이 아닌 진료실에서, 바로 ‘진단’ 단계에서 시작되는 경우가 많습니다.1 즉, 환자가 호소하는 통증의 진짜 원인(Pain Generator)을 정확히 찾아내지 못한 채, 다른 부위를 수술했을 때 최악의 척추 수술 부작용이 발생합니다. 이는 마치 불이 난 곳은 부엌인데, 엉뚱하게 안방에만 물을 뿌리는 것과 같습니다. 불은 꺼지지 않고, 집만 물바다가 되는 셈입니다. 이번 글에서는 이 ‘잘못된 진단’이 어떻게 이루어지는지, 그리고 이것이 왜 가장 피해야 할 척추 수술 부작용의 시발점이 되는지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영상 검사의 함정: MRI는 진실의 일부만을 보여준다
현대 척추 진단에서 MRI는 필수적인 도구입니다. 하지만 MRI 영상에 보이는 ‘튀어나온 디스크’나 ‘좁아진 척추관’이 반드시 환자 통증의 원인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2 실제로 통증이 전혀 없는 건강한 사람의 허리 MRI를 찍어봐도, 상당수에서 퇴행성 디스크나 약간의 팽윤이 발견됩니다. 이는 마치 나이가 들면 얼굴에 주름이 생기는 것처럼, 척추의 자연스러운 노화 과정일 수 있습니다.
문제는 의사가 환자의 증상을 면밀히 살피지 않고, MRI 영상에 보이는 구조적 이상에만 집중하여 수술을 결정할 때 발생합니다. 만약 환자의 통증이 디스크가 아닌 다른 곳에서 비롯된 것이라면, 아무리 디스크를 완벽하게 제거해도 통증은 사라지지 않습니다. 이것이 바로 ‘MRI 사진을 수술하는 것’의 위험성이며, 돌이킬 수 없는 척추 수술 부작용을 낳는 전형적인 과정입니다.
통증의 진짜 범인을 찾아라: 디스크가 아닐 수도 있다
그렇다면 MRI에서 보이는 디스크 외에 허리 통증을 일으킬 수 있는 ‘진짜 범인’은 누구일까요? 척추 수술을 결정하기 전에 반드시 감별해야 할 다른 통증 원인들은 다음과 같습니다.3
- 후관절 증후군 (Facet Syndrome): 척추뼈 뒤쪽을 연결하는 작은 관절(후관절)의 염증이나 관절염으로 인한 통증입니다. 주로 허리를 뒤로 젖힐 때 통증이 심해지는 특징이 있으며, 이는 디스크성 통증과는 양상이 다릅니다. 후관절이 문제인데 디스크 수술을 받는다면, 당연히 척추 수술 부작용으로 통증이 남게 됩니다.
- 근막통증증후군 (Myofascial Pain Syndrome): 허리 주변의 근육이 과도하게 뭉쳐 ‘통증 유발점’을 형성하고, 이로 인해 지속적인 통증이 발생하는 경우입니다. 이는 MRI로는 절대 찾아낼 수 없으며, 오직 의사의 세심한 신체 검진을 통해서만 진단이 가능합니다.
- 심리적 요인 및 중추 감작: 우울, 불안, 극심한 스트레스는 뇌의 통증 조절 시스템을 교란시켜 통증을 훨씬 더 심하게 느끼게 합니다(중추 감작).4 신체적 원인과 심리적 원인이 복합된 환자에게 구조적 문제만 해결하는 수술을 시행하면, 만족스러운 결과를 얻기 어렵습니다.
통증 원인 | 특징적인 증상 | 진단 방법 |
---|---|---|
디스크 문제 | 허리를 숙일 때 악화, 다리 방사통 동반 | MRI, 신경학적 검사 |
후관절 문제 | 허리를 뒤로 젖힐 때 악화, 엉덩이 주변 통증 | 신체 검진, 진단적 주사 차단술 |
근육 문제 | 뻐근하고 뭉치는 통증, 특정 압통점 존재 | 신체 검진 (촉진) |
결론적으로, 성공적인 수술과 척추 수술 부작용 예방의 첫 단추는 바로 ‘정확한 진단’입니다. 훌륭한 척추 외과의사는 MRI 사진만 보고 수술을 결정하지 않습니다. 환자의 이야기를 경청하고(병력 청취), 아픈 부위를 직접 만져보고 움직여보며(신체 검진), 그 결과를 영상 소견과 종합하여 통증의 진짜 원인을 찾아냅니다. “MRI를 수술하는 것이 아니라, 환자를 치료해야 한다”는 격언은 그래서 중요합니다. 이 원칙이 무너질 때, 환자는 척추 수술 실패 증후군이라는 길고 고통스러운 척추 수술 부작용의 터널로 들어서게 됩니다.
다음 글에서는 수술 자체는 잘 되었더라도, 수술 후 관리와 재활의 부재가 어떻게 또 다른 척추 수술 부작용을 낳는지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참고 자료
- Clancy, C., Quinn, A., & Wilson, F. (2016). “The aetiologies of failed back surgery syndrome: A systematic review”. Journal of back and musculoskeletal rehabilitation, 29(3), 395–402. Available from: https://content.iospress.com/articles/journal-of-back-and-musculoskeletal-rehabilitation/bmr502
- Brinjikji, W., Luetmer, P. H., Comstock, B., et al. (2015). “Systematic literature review of imaging features of spinal degeneration in asymptomatic populations”. AJNR. American journal of neuroradiology, 36(4), 811–816. Available from: https://www.ajnr.org/content/36/4/811
- Allegri, M., Montella, S., Salici, F., et al. (2016). “Mechanisms of low back pain: a guide for diagnosis and therapy”. F1000Research, 5, F1000 Faculty Rev-1530. Available from: https://www.ncbi.nlm.nih.gov/pmc/articles/PMC4926733/
- Linton, S. J. (2000). “A review of psychological risk factors in back and neck pain”. Spine, 25(9), 1148–1156. Available from: https://journals.lww.com/spinejournal/abstract/2000/05010/a_review_of_psychological_risk_factors_in_back.17.asp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