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통 Macnab> 16. 통증의 원리, 뇌는 어떻게 통증을 느끼고 기억하는가? (급성통증부터 만성통증까지)

에필로그: 통증, 이해하면 다스릴 수 있다

열 편에 걸친 긴 여정을 통해, 우리는 ‘통증’이라는 감각의 민낯을 마주했습니다. 통증은 단순히 피부나 근육에서 오는 신호가 아니라, 말초신경의 감지에서 시작해 척수에서의 조절을 거쳐, 뇌의 수많은 영역이 관여하여 비로소 완성되는 복잡하고도 정교한 ‘경험’이라는 사실을 확인했습니다.1 이번 시리즈의 최종 결론은 명확합니다. 통증이라는 거대한 적을 제대로 마주하고 다스리기 위해서는, 그 적의 실체, 즉 통증의 원리를 먼저 이해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통증의 정체를 알면 막연한 두려움이 줄어들고, 내 몸에서 왜 이런 현상이 일어나는지 이해하게 됩니다. 그리고 이 이해는 곧 통증을 효과적으로 관리하고, 수많은 치료법 속에서 길을 잃지 않으며, 나에게 맞는 올바른 길을 선택할 수 있는 지혜로운 첫걸음이 됩니다. 만성 통증 극복의 핵심은 바로 이 통증의 원리에 대한 깊은 이해에서 출발합니다.2

통증에 대한 관점의 전환: 아는 것이 힘이다

우리가 함께 탐험한 통증의 원리는 통증을 바라보는 우리의 관점을 근본적으로 바꾸어 놓습니다.

  • 통증은 고장 난 부위의 문제가 아닐 수 있다: 특히 만성 통증은 신경계 자체가 변성되어 발생하는 ‘시스템의 병’일 수 있습니다. 따라서 MRI에서 별다른 이상이 없다고 해서 통증이 ‘가짜’인 것은 아니라는 사실을 받아들이는 것이 중요합니다.
  • 마음과 몸은 하나다: 스트레스나 우울감이 통증을 악화시키는 것은 단순히 기분 탓이 아닙니다. 뇌의 감정 영역과 통증 영역이 실제로 회로를 공유하고, 통증 억제 시스템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라는 통증의 원리를 우리는 확인했습니다.
  • 뇌는 변할 수 있다: 통증이 뇌에 기억처럼 각인될 수 있다는 사실은 절망적이지만, 동시에 신경가소성 덕분에 뇌는 긍정적인 방향으로도 변할 수 있다는 희망을 줍니다. 올바른 치료와 훈련을 통해 통증 회로를 약화시키고 건강한 회로를 강화할 수 있습니다.

이처럼 통증의 원리를 아는 것은, 환자가 수동적인 치료 대상에서 벗어나 자신의 몸과 마음을 이해하고 치료 과정에 능동적으로 참여하는 주체가 되도록 돕습니다.3

구분이해하기 전 (단순한 감각)이해한 후 (복합적 경험)
환자의 태도“왜 나만 아플까?” (수동적, 무력감)“내 몸에서 이런 일이 일어나는구나.” (능동적, 주체적)
치료에 대한 관점통증 부위만 치료하면 된다. (국소적 접근)몸과 마음, 신경계 전체를 고려해야 한다. (전인적 접근)
궁극적 목표통증의 완전한 소멸통증과의 건강한 공존, 기능 회복

결국, 통증이라는 긴 터널을 지나는 우리에게 가장 밝은 빛은 ‘이해’라는 등불입니다. 내 몸의 신비로운 통증의 원리를 이해하고, 그 신호에 지혜롭게 귀 기울이며, 전문가와 함께 올바른 길을 찾아 나설 때, 우리는 비로소 통증의 주인이 될 수 있습니다.4


다음 이야기 예고: 요통 치료의 마지막 관문으로 여겨지는 ‘수술’. 하지만 수술이 항상 성공적인 결과만을 가져오는 것은 아닙니다. 다음 『요통 Macnab』 17편에서는 많은 분들이 궁금해하고 두려워하는 ‘척추 수술의 합병증 및 실패(Complications and Failures of Spinal Surgery)’에 대해 솔직하고 깊이 있게 다루어 보겠습니다.

참고 자료

  1. Moseley, G. L. (2007). “Reconceptualising pain according to modern pain science”. Physical Therapy Reviews, 12(3), 169-178.
  2. Butler, D. S., & Moseley, G. L. (2013). “Explain Pain Supercharged”. Noigroup Publications.
  3. Louw, A., Zimney, K., Puentedura, E. J., & Diener, I. (2016). “The efficacy of pain neuroscience education on musculoskeletal pain: A systematic review of the literature”. Physiotherapy theory and practice, 32(5), 332–355.
  4. Wiech, K., & Tracey, I. (2009). “The influence of negative emotions on pain: behavioral and neuroimaging evidence”. Frontiers in integrative neuroscience, 3, 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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