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통 Macnab> 14. 요통 원인 감별, 허리 디스크가 아닐 수 있다? (척추, 내부 장기, 전신 질환까지)

심리적 요인도 고려해야 할까? (Psychosocial Factors)

지금까지 우리는 척추의 구조적 문제, 전신 질환, 내부 장기 문제 등 요통 원인 감별 과정의 다양한 신체적 원인들을 추적해왔습니다. 하지만 수개월, 수년간 지속되는 ‘만성 요통’의 범인을 찾을 때는, 수사망을 우리 마음의 영역까지 넓혀야만 합니다. MRI 상으로는 심각하지 않은데도 극심한 통증을 호소하거나, 성공적으로 수술을 받았음에도 통증이 계속되는 경우가 여기에 해당합니다. 이는 우울, 불안, 스트레스와 같은 심리사회적 요인(Psychosocial Factors)이 통증을 느끼는 뇌의 회로 자체를 변화시켜 통증을 증폭시키고 고착화하기 때문입니다.1

따라서 성공적인 요통 원인 감별은 단순히 뼈와 신경의 상태를 보는 것을 넘어, 환자의 마음 상태까지 종합적으로 평가하는 ‘생물심리사회적 모델(Biopsychosocial Model)’에 기반해야 합니다. 이는 통증이 단순히 상상 속의 문제가 아니라, 뇌 과학적으로 증명된 실제 현상임을 이해하는 데서 출발합니다.2

통증의 악순환: 몸이 아닌 뇌가 통증을 기억할 때

급성 통증은 우리 몸의 손상을 알리는 유용한 경고 신호입니다. 하지만 통증이 3개월 이상 지속되면, 문제는 더 이상 손상된 조직에만 머무르지 않습니다. 통증 신호가 계속해서 뇌를 자극하면, 통증을 처리하는 신경계 자체가 과민해지고 변성되어 사소한 자극에도 극심한 통증을 느끼게 됩니다. 여기에 부정적인 감정이 더해지면 최악의 ‘악순환 고리’가 만들어집니다.

통증 → 활동 감소 → 근육 약화 → 두려움/우울감 증가 → 통증에 대한 민감도 증가 → 더 심한 통증

이 고리에 한번 빠지면, 초기 원인이 해결되더라도 뇌에 각인된 ‘통증의 기억’ 때문에 계속해서 고통을 느끼게 됩니다. 따라서 만성 요통의 요통 원인 감별은 이러한 심리적 요인을 반드시 평가해야 합니다.

만성 요통으로 이끄는 심리적 위험 신호들 (Yellow Flags)

의학계에서는 심각한 질병을 암시하는 ‘Red Flags’와 구분하여, 만성 통증으로 발전할 위험을 알리는 심리사회적 요인들을 ‘Yellow Flags’라고 부릅니다.3 이들은 요통 원인 감별을 한층 복잡하게 만듭니다.

  • 통증 파국화 (Pain Catastrophizing): 자신의 통증을 실제보다 훨씬 더 심각하고 끔찍한 재앙으로 인식하는 경향입니다. “이 통증 때문에 내 인생은 끝났어”와 같은 생각에 사로잡혀 무력감에 빠지게 됩니다.
  • 두려움-회피 신념 (Fear-Avoidance Belief): 움직이면 허리가 더 손상될 것이라는 비합리적인 두려움 때문에 모든 신체 활동을 회피하는 태도입니다. 이는 결국 근육을 약화시켜 실제로 척추를 더 취약하게 만듭니다.
  • 우울증 및 불안장애: 우울과 불안은 통증을 억제하는 뇌 내 신경전달물질(세로토닌, 노르에피네프린 등)의 분비를 감소시켜 통증을 더 심하게 느끼게 합니다. 통증은 우울을, 우울은 통증을 악화시키는 악순환을 만듭니다.
  • 직업 및 사회적 불만족: 직장, 가정, 대인관계에서의 스트레스는 통증에 대한 대처 능력을 떨어뜨리고, 만성 통증의 위험을 높이는 중요한 요인입니다.
구분전통적 생의학적 모델생물심리사회적 모델
통증의 원인신체 구조의 손상 (예: 디스크 파열)신체 손상 + 심리적 요인 + 사회적 환경
치료 목표손상된 구조의 복구통증 조절 및 일상 기능 회복
치료 접근법약물, 주사, 수술 등 신체적 치료신체적 치료 + 인지행동치료 + 운동 + 스트레스 관리

결론적으로, 만성 요통의 성공적인 요통 원인 감별과 치료는 ‘허리’만 보는 것이 아니라 ‘사람’을 전체적으로 보는 것에서 시작됩니다.4 신체적 원인을 정확히 찾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 통증을 증폭시키고 유지시키는 심리적 요인을 함께 평가하고 관리하지 않는다면, 치료는 사상누각에 불과할 수 있습니다. 이는 환자와 의사 모두가 반드시 기억해야 할 중요한 사실입니다.

다음 마지막 글에서는 지금까지 다룬 요통 원인 감별의 모든 내용을 총정리하고, 환자가 올바른 진단과 치료를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지 실질적인 조언으로 시리즈를 마무리하겠습니다.

참고 자료

  1. Gatchel, R. J., Peng, Y. B., Peters, M. L., et al. (2007). “The biopsychosocial approach to chronic pain: scientific advances and future directions”. Psychological bulletin, 133(4), 581–624.
  2. Linton, S. J. (2000). “A review of psychological risk factors in back and neck pain”. Spine, 25(9), 1148–1156.
  3. Nicholas, M. K., Linton, S. J., Watson, P. J., & Main, C. J. (2011). “The “Decade of the Flags” working group. The “yellow flags” of low back pain: a new approach to identifying and managing psychological risk factors”. Manual therapy, 16(1), 1–7.
  4. Vlaeyen, J. W., & Linton, S. J. (2000). “Fear-avoidance and its consequences in chronic musculoskeletal pain: a state of the art”. Pain, 85(3), 317–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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