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통 Macnab> 14. 요통 원인 감별, 허리 디스크가 아닐 수 있다? (척추, 내부 장기, 전신 질환까지)

사례로 보는 감별 진단: 디스크 vs 협착증 vs 후관절 증후군

이론적인 설명만으로는 복잡한 요통의 원인을 구분하기 쉽지 않습니다. 지금부터 우리는 가상의 진료실로 들어가, 허리 통증으로 찾아온 세 명의 다른 환자들을 만나보겠습니다. 이들의 이야기를 통해 가장 흔하게 혼동되는 세 가지 기계적 요통, 즉 ‘추간판 탈출증(디스크)’, ‘척추관 협착증’, ‘후관절 증후군’이 실제 임상에서 어떻게 다른 모습으로 나타나는지, 그리고 의사는 어떤 단서들을 통해 요통 원인 감별의 실마리를 찾아내는지 구체적으로 살펴보겠습니다.1

사례 1. “숙이면 찌릿! 양말 신기가 두려워요” – 30대 김대리 (추간판 탈출증 의심)

환자 이야기: 35세 남성 김대리는 며칠 전 이사하다 무거운 박스를 든 후 갑자기 허리에 ‘악’하는 통증을 느꼈습니다. 허리 통증도 문제지만, 오른쪽 엉덩이부터 허벅지 뒤쪽을 따라 발끝까지 전기가 오듯 찌릿하게 저린 증상(방사통)이 더 괴롭습니다. 특히 아침에 세수하려고 허리를 숙이거나, 의자에 오래 앉아 있으면 통증이 심해져 자꾸만 일어서게 됩니다.

요통 원인 감별 포인트: 김대리의 사례는 ‘추간판 탈출증’의 전형적인 특징을 보여줍니다.2

  • 유발 요인: 무거운 물건을 드는 등 허리에 급격한 압력이 가해진 명확한 사건이 있습니다.
  • 핵심 증상: 허리 통증보다 한쪽 다리로 뻗치는 날카로운 방사통이 주된 증상입니다.
  • 자세와 통증: 허리를 앞으로 숙일 때 디스크 압력이 높아져 신경 압박이 심해지므로 통증이 악화됩니다.

사례 2. “걷다 보면 다리가 터질 것 같아요” – 60대 박여사 (척추관 협착증 의심)

환자 이야기: 68세 여성 박여사는 몇 년 전부터 서서히 허리가 아프기 시작했습니다. 요즘 들어서는 시장에 가려고 100m만 걸어도 양쪽 다리가 터질 것처럼 아프고 무거워서 더 이상 걸을 수가 없습니다. 하지만 신기하게도 길가에 쪼그려 앉아 잠시 쉬거나, 쇼핑 카트에 허리를 구부리고 기대면 통증이 씻은 듯이 사라져 다시 걸을 수 있게 됩니다.

요통 원인 감별 포인트: 박여사의 사례는 ‘척추관 협착증’의 가장 특징적인 ‘신경인성 파행’ 증상을 잘 보여줍니다.3

  • 진행 과정: 수년에 걸쳐 서서히, 점진적으로 증상이 악화되었습니다.
  • 핵심 증상: 걸을 때 악화되고, 쉴 때 호전되는 양쪽 다리의 통증 및 무력감입니다.
  • 자세와 통증: 허리를 펴면 척추관이 좁아져 통증이 악화되고, 허리를 구부리면 척추관이 넓어져 통증이 완화됩니다.

사례 3. “아침에 뻣뻣, 뒤로 젖히면 아파요” – 50대 이부장 (후관절 증후군 의심)

환자 이야기: 52세 남성 이부장은 다리 저림은 거의 없지만, 허리뼈 바로 옆이 묵직하게 뻐근한 통증으로 고생하고 있습니다. 통증은 주로 허리와 엉덩이 부근에 머물러 있습니다. 특히 아침에 일어날 때 허리가 뻣뻣해서 움직이기 힘들고, 스트레칭하려고 허리를 뒤로 젖히면 ‘악’ 소리가 날 정도로 아픕니다. 하지만 조금 움직이고 활동을 시작하면 오히려 통증이 부드러워지는 느낌이 듭니다.

요통 원인 감별 포인트: 이부장의 사례는 척추 뒤쪽 관절의 문제인 ‘후관절 증후군’의 가능성을 시사합니다.4

  • 통증 위치: 다리 방사통 없이 허리 중앙이나 약간 양옆, 엉덩이 부근에 국한된 통증이 주를 이룹니다.
  • 핵심 증상: 아침에 뻣뻣한 증상(조조강직)과 특정 부위의 뚜렷한 압통이 있습니다.
  • 자세와 통증: 허리를 뒤로 젖힐 때 후관절이 압박을 받아 통증이 명확하게 유발됩니다.
감별 포인트추간판 탈출증 (김대리)척추관 협착증 (박여사)후관절 증후군 (이부장)
악화되는 자세허리 숙이기, 앉기허리 펴기, 걷기허리 뒤로 젖히기
통증의 특징찌릿한 다리 방사통터질 듯한 다리 통증(파행)허리 주변의 뻐근한 통증
주요 연령대20-40대60대 이상중년 이후

이처럼 환자의 이야기와 특정 자세에 따른 통증 변화는 정밀 검사 이전에 요통 원인 감별의 방향을 잡는 매우 중요한 단서가 됩니다. 물론 실제 임상에서는 여러 질환이 복합적으로 나타나는 경우도 많으므로, 최종 진단은 반드시 전문가의 종합적인 판단에 따라야 합니다.

다음 글에서는 신체적인 문제를 넘어, 만성 요통에 영향을 미치는 ‘심리사회적 요인’에 대해 알아보며 요통 원인 감별 진단의 범위를 한층 더 넓혀보겠습니다.

참고 자료

  1. Cohen, S. P., & Raja, S. N. (2007). “Pathogenesis, diagnosis, and treatment of lumbar zygapophysial (facet) joint pain”. Anesthesiology, 106(3), 591–614.
  2. Deyo, R. A., & Weinstein, J. N. (2001). “Low back pain”. The New England journal of medicine, 344(5), 363–370.
  3. Genevay, S., & Atlas, S. J. (2010). “Lumbar spinal stenosis”. Best practice & research. Clinical rheumatology, 24(2), 253–265.
  4. 서울마디 통증클리닉. “허리 후관절 증후군 치료 사례”. 치료사례. Available from: http://www.seoulmadi.com/MBoard/MBoard.asp?PState=View&Srno=140067 (내용 기반으로 의학적 사실 재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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