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통 Macnab> 14. 요통 원인 감별, 허리 디스크가 아닐 수 있다? (척추, 내부 장기, 전신 질환까지)

놓쳐서는 안 될 위험 신호: 비기계적 요통 (Non-mechanical Back Pain)

지난 글에서 우리는 전체 허리 통증의 90% 이상을 차지하는 ‘기계적 요통’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하지만 나머지 10% 미만의 가능성을 결코 가볍게 여겨서는 안 됩니다. 바로 척추의 기계적인 문제(움직임, 자세)가 아닌, 우리 몸의 다른 전신 질환이 척추에 영향을 미쳐 발생하는 ‘비기계적 요통’ 때문입니다.1 비록 발생 빈도는 낮지만, 생명과 직결될 수 있는 심각한 질환의 ‘위험 신호(Red Flag Sign)’일 수 있으므로, 요통 원인 감별 과정에서 최우선으로 고려해야 할 대상입니다.

비기계적 요통의 가장 큰 특징은 기계적 요통과 반대로 자세나 움직임과 관계없이 통증이 지속된다는 점입니다. 쉬어도 통증이 나아지지 않고, 특히 밤에 잠을 설치할 정도로 통증이 심해지는 양상을 보인다면, 이는 단순한 허리 문제가 아닐 수 있음을 강력하게 시사합니다.2 이번 글에서는 절대 놓쳐서는 안 될 비기계적 요통의 대표적인 세 가지 용의자, ‘종양’, ‘감염’, ‘염증성 질환’에 대해 알아보고 요통 원인 감별 해보겠습니다.

용의자 1: 척추를 공격하는 암, ‘척추 종양’

척추 자체에서 암이 시작되는 원발성 종양도 있지만, 다른 장기(폐, 유방, 전립선 등)의 암세포가 혈액을 타고 척추뼈로 이동해 자라는 ‘전이성 척추 종양’이 훨씬 더 흔합니다. 척추 종양으로 인한 통증은 쉬거나 움직이는 것과 상관없이 지속적이고, 쥐어짜는 듯한 양상을 보이며, 특히 밤에 통증이 더 심해지는 야간통이 특징적인 위험 신호입니다. 이는 정확한 요통 원인 감별을 통해 조기에 발견하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용의자 2: 척추에 세균이 침투하는, ‘척추 감염’

몸의 다른 부위에 있던 세균이 혈액을 통해 척추로 이동하여 염증을 일으키는 질환입니다. 대표적으로 일반 세균에 의한 ‘화농성 척추염’과 결핵균에 의한 ‘척추 결핵’이 있습니다. 척추 감염은 극심한 허리 통증과 함께 발열, 오한, 식은땀, 설명할 수 없는 체중 감소 등 전신 증상을 동반하는 경우가 많습니다.3 통증 부위를 살짝만 눌러도 극심한 압통을 느끼는 것 또한 주요 특징입니다.

용의자 3: 우리 몸이 척추를 공격하는, ‘염증성 척추염’

면역체계의 이상으로 우리 몸의 면역세포가 척추와 천장관절(엉치뼈와 골반뼈 사이의 관절)을 공격하여 만성적인 염증을 일으키는 자가면역질환입니다. 대표적인 질환이 바로 ‘강직성 척추염’입니다. 강직성 척추염으로 인한 통증은 매우 독특한 패턴을 보입니다. 주로 40세 이전 젊은 나이에 시작되며, 아침에 일어났을 때 허리가 뻣뻣하고 아프다가(조조강직) 오히려 활동을 시작하고 움직이면 통증이 완화되는 특징을 보입니다. 이는 다른 요통과 명확히 구분되는 핵심적인 요통 원인 감별 포인트입니다.

질환군 (용의자)대표 질환핵심 통증 양상 (단서)
척추 종양전이성 암, 다발성 골수종자세와 무관한 지속적인 통증, 특히 밤에 심해짐 (야간통)
척추 감염화농성 척추염, 척추 결핵극심한 통증과 압통, 발열/오한 등 전신 증상 동반
염증성 척추염강직성 척추염아침에 뻣뻣하고 아프며, 움직이면 오히려 호전됨

이처럼 비기계적 요통은 각각의 질환마다 뚜렷한 특징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특징적인 신호들을 조기에 인지하고 전문가를 찾는 것이야말로, 심각한 질환으로의 진행을 막는 가장 중요한 첫걸음입니다. 요통 원인 감별의 핵심은 흔한 것을 먼저 생각하되, 위험한 것을 절대 놓치지 않는 것에 있습니다.4

다음 글에서는 이러한 비기계적 요통을 시사하는 구체적인 ‘위험 신호(Red Flags)’ 목록을 총정리하여, 어떤 경우에 반드시 병원을 찾아야 하는지 알아보겠습니다.

참고 자료

  1. Verhagen, A. P., Downie, A., Popal, N. G., et al. (2016). “Red flags presented in current low back pain guidelines: a review”. European spine journal, 25(9), 2788–2802.
  2. Henschke, N., Maher, C. G., Ostelo, R. W., et al. (2013). “Red flags to screen for malignancy in patients with low-back pain”. The Cochrane database of systematic reviews, (2), CD008686.
  3. 국가건강정보포털. “요통”. 건강정보. Available from: https://health.kdca.go.kr/healthinfo/biz/health/gnrlzHealthInfo/gnrlzHealthInfo/gnrlzHealthInfoView.do?cntnts_sn=3796
  4. 서울아산병원. “요통(Low back pain)”. 질환백과. Available from: https://www.amc.seoul.kr/asan/healthinfo/disease/diseaseDetail.do?contentId=31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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