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요통 Macnab> 14. 요통 원인 감별, 허리 디스크가 아닐 수 있다? (척추, 내부 장기, 전신 질환까지)
프롤로그: 허리 통증, 범인은 하나가 아니다
“허리가 아프다”는 말은 우리가 일상에서 흔히 사용하는 표현이지만, 의학적으로 이 말은 매우 광범위하고 복합적인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요통(Low Back Pain)은 그 자체가 하나의 질병 이름이 아니라, 수많은 가능성을 품고 있는 하나의 ‘증상’이기 때문입니다. 마치 탐정이 ‘피해자가 쓰러져 있다’는 단 하나의 단서만으로 사건의 전말을 알 수 없듯이, 의사 역시 ‘허리가 아프다’는 증상만으로는 그 원인을 단정할 수 없습니다.1 통증의 진짜 범인을 찾기 위해서는 체계적이고 논리적인 요통 원인 감별이라는 과학적 수사 과정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지금까지 우리는 디스크 파열, 척추관 협착증 등 요통의 주요 용의자들을 하나씩 심층적으로 살펴보았습니다. 이제부터는 시야를 넓혀, 이들을 포함한 모든 용의자를 한 줄로 세워놓고 진짜 범인을 가려내는 ‘감별 진단(Differential Diagnosis)’의 세계로 들어가 보겠습니다. 단순 근육통부터 척추의 구조적 문제, 심지어는 내부 장기나 전신 질환이 보내는 위험 신호에 이르기까지, 허리 통증 뒤에 숨어있는 다양한 얼굴들을 마주할 준비가 되셨나요?2
하나의 증상, 수많은 가능성
요통의 원인은 크게 척추 자체의 문제로 인한 ‘기계적 요통’과, 다른 질환의 영향으로 발생하는 ‘비기계적 요통’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우리가 흔히 아는 대부분의 요통은 기계적 원인에 속하지만, 간과해서는 안 될 비기계적 원인들도 분명히 존재합니다. 정확한 요통 원인 감별이 중요한 이유는 바로 이 지점에 있습니다. 허리 디스크인 줄 알고 물리치료만 받던 통증의 원인이 실제로는 척추 종양이나 내부 장기의 문제일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원인 분류 | 대표적인 질환 (용의자) | 핵심 특징 |
---|---|---|
기계적 원인 (90% 이상) | 요추 염좌, 추간판 탈출증, 척추관 협착증, 후관절 증후군 | 움직임이나 특정 자세와 관련하여 통증이 변함 |
비기계적 원인 (드물지만 위험) | 척추 종양, 척추 감염(결핵 등), 염증성 척추염(강직성 척추염) | 자세와 무관하게 통증이 지속되고, 밤에 더 심해지는 경향 |
연관통 (다른 장기 문제) | 신장 결석, 췌장염, 대동맥류, 부인과 질환 | 허리 자체의 움직임과 관계없이 통증이 발생하며 다른 증상 동반 |
이처럼 허리 통증의 범인 리스트는 생각보다 훨씬 길고 복잡합니다. 따라서 섣부른 자가 진단은 매우 위험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밤에 허리가 너무 아파 잠을 설치는 증상을 단순한 디스크로 생각하고 방치했다가, 뒤늦게 척추 종양으로 진단받는 안타까운 경우가 여기에 해당합니다.3 이번 시리즈에서는 이러한 불행을 막고 올바른 치료로 나아가기 위한 체계적인 요통 원인 감별의 과정을 단계별로 상세히 다룰 예정입니다.
다음 글에서는 전체 요통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가장 흔한 용의자, ‘기계적 요통’에는 어떤 종류가 있는지 본격적으로 파헤쳐 보겠습니다.
참고 자료
- Casiano, V. E., & De, N. K. (2023). “Back Pain”. In StatPearls. StatPearls Publishing. Available from: https://www.ncbi.nlm.nih.gov/books/NBK537096/
- Chien, J. J., & Bajwa, Z. H. (2008). “What is mechanical back pain and how best to treat it?”. Current pain and headache reports, 12(6), 406–411. Available from: https://pubmed.ncbi.nlm.nih.gov/18973742/
- Henschke, N., Maher, C. G., Refshauge, K. M., et al. (2007). “Prevalence of and screening for serious spinal pathology in patients presenting to primary care settings with acute low back pain”. Arthritis and rheumatism, 57(1), 167–17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