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통 Macnab> 13. 요통 정밀검사, 통증의 진짜 범인을 찾는 과학적 수사 과정 (X-ray, MRI, 근전도 검사 총정리)

첫 번째 관문: 뼈의 구조를 살피는 ‘X-ray 검사’

요통으로 병원을 찾았을 때, 가장 먼저 받게 되는 검사는 대부분 X-ray입니다. 빠르고 간편하며 비용이 저렴하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X-ray는 요통의 원인을 찾아가는 과학적 수사 과정에서 가장 기본적인 정보를 제공하는 첫 번째 관문으로서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1 비록 통증의 주범인 디스크나 신경을 직접 보여주지는 못하지만, 척추라는 건물의 ‘뼈대’가 튼튼한지, 전체적인 구조에 문제는 없는지를 개괄적으로 파악하게 해주는 필수적인 기초 요통 정밀검사입니다.

X-ray가 알려주는 것: 척추의 ‘겉모습’과 구조적 문제

X-ray는 우리 몸을 통과하는 방사선의 흡수 차이를 이용해 뼈와 같은 단단한 조직을 영상으로 보여주는 요통 정밀검사입니다. 의사는 X-ray 사진을 통해 마치 건물의 설계도를 보듯 척추의 전체적인 모양과 정렬 상태를 평가하고, 다음과 같은 중요한 구조적 단서들을 찾아냅니다.

  • 척추의 정렬 및 만곡: 척추가 옆으로 휘는 측만증이나 뒤로 휘는 후만증과 같은 척추 변형 여부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 퇴행성 변화: 척추뼈 사이의 간격이 좁아져 있거나(디스크 높이 감소), 뼈끝이 가시처럼 뾰족하게 자라난 골극이 형성된 것을 통해 척추의 노화, 즉 퇴행성 변화의 정도를 가늠할 수 있습니다.2
  • 척추 불안정성: 허리를 숙이고 펼 때 척추뼈가 비정상적으로 앞뒤로 밀리는 ‘불안정성’이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동적 촬영(dynamic view)을 시행하기도 합니다. 이는 척추전방전위증과 같은 질환을 진단하는 데 매우 중요합니다.
  • 골절 및 종양: 외상으로 인한 척추 압박 골절이나, 드물게는 뼈를 파괴하는 종양이나 감염의 흔적을 발견할 수도 있습니다.

이처럼 X-ray는 요통 정밀검사의 시작점에서 뼈에서 비롯된 명백한 구조적 이상을 스크리닝하는 데 매우 효과적입니다.

X-ray가 알려주지 못하는 것: 통증의 진짜 범인, 연부 조직

X-ray는 매우 유용한 검사이지만, 그 역할에는 명백한 한계가 존재합니다. 바로 요통의 가장 흔한 원인인 디스크나 신경과 같은 연부 조직(Soft tissue)은 전혀 보여주지 못한다는 점입니다.3 이는 마치 자동차의 뼈대(프레임)만 찍어서는 엔진(디스크)이나 전기 배선(신경)의 고장을 알 수 없는 것과 같습니다.

따라서 다음과 같은 질문에 대한 답은 X-ray만으로는 절대 알 수 없습니다.

  • 디스크가 실제로 터져 나와 신경을 누르고 있는가?
  • 척추관이 얼마나 좁아져 있는가?
  • 신경이나 인대, 근육에 염증이나 손상이 있는가?

이 때문에 “X-ray 상으로는 아무 이상이 없는데 왜 이렇게 아프죠?”라는 질문이 나오는 것입니다. 뼈에 문제가 없는 대부분의 요통 환자에게 X-ray 결과는 ‘정상’으로 보일 수밖에 없습니다. 이는 X-ray가 요통 정밀검사로서 쓸모없다는 의미가 아니라, 그 역할이 뼈의 구조를 평가하는 데 국한되어 있다는 의미입니다.

구분X-ray로 확인할 수 있는 것 (뼈의 문제)X-ray로 확인할 수 없는 것 (연부 조직 문제)
구조척추 정렬, 골절, 척추 불안정성, 퇴행성 관절염디스크 파열, 척추관 협착, 인대 손상
정보의 성격전체적인 뼈의 상태를 보는 ‘숲’의 정보신경, 디스크 등 세밀한 상태를 보는 ‘나무’의 정보
역할심각한 뼈 질환을 배제하는 기초 스크리닝 검사통증의 직접적인 원인을 찾는 정밀 진단

결론적으로, X-ray는 요통 정밀검사의 첫 단추로서, 뼈의 구조적인 문제를 빠르게 파악하고 심각한 질환을 배제하는 데 필수적인 역할을 합니다. 하지만 통증의 진짜 원인을 찾기 위해서는 디스크와 신경을 직접 볼 수 있는 추가적인 정밀 검사가 반드시 필요합니다.4

다음 글에서는 X-ray보다 한 단계 더 나아가, 뼈의 구조를 3차원 단면으로 보여주는 CT 검사가 어떤 경우에 필요하고 어떤 정보를 제공하는지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참고 자료

  1. Kendrick, D., Fielding, K., Bentley, E., et al. (2001). “Radiography of the lumbar spine in primary care patients with low back pain: a randomised controlled trial”. The British journal of general practice, 51(465), 267–273.
  2. 바른신경외과. “척추 진단, MRI·CT·X-ray 뭐가 다를까?”. 브런치. 2025. Available from: https://brunch.co.kr/@@cIM2/564
  3. 헬스조선. “X-ray 검사 정상인데, 왜 허리가 아픈 걸까?”. 2022. Available from: https://m.health.chosun.com/svc/news_view.html?contid=2022082302118
  4. Jarvik, J. G., & Deyo, R. A. (2002). “Diagnostic evaluation of low back pain with emphasis on imaging”. Annals of internal medicine, 137(7), 586–597. Available from: https://www.acpjournals.org/doi/10.7326/0003-4819-137-7-200210010-0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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