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통 Macnab> 12. 척추관 신경압박, ‘가다 서다’ 반복하게 되는 다리 통증의 진짜 원인 (협착증 완벽 분석)

허리 펼 때 아프고, 구부리면 편하다? 디스크와 협착증의 결정적 차이

“허리가 아프고 다리가 저린 걸 보니 허리 디스크가 틀림없어.” 많은 분들이 이렇게 자가 진단을 내리곤 합니다. 하지만 지난 글에서 살펴보았듯이, 비슷한 증상을 유발하는 강력한 경쟁자가 있습니다. 바로 ‘척추관 신경압박’을 특징으로 하는 척추관 협착증입니다. 두 질환은 신경을 압박해 통증을 일으킨다는 점은 같지만, 그 원인과 증상의 양상, 특히 ‘어떤 자세에서 통증이 심해지는가’에서 결정적인 차이를 보입니다.1 이 차이점을 명확히 이해하는 것은 불필요한 오해를 줄이고 올바른 치료 방향을 설정하는 데 매우 중요합니다. 이번 글에서는 환자들이 가장 헷갈려하는 두 질환의 차이점을 전격 비교 분석해 보겠습니다.

통증을 유발하는 자세: 숙일 때 vs. 펼 때

두 질환을 구분하는 가장 쉽고 명확한 단서는 바로 ‘자세에 따른 통증의 변화’입니다. 이는 각 질환의 핵심 원리와 직결되어 있습니다.

  • 허리 디스크 (추간판 탈출증): 디스크는 젤리와 같은 수핵이 터져 나와 신경을 누르는 병입니다. 허리를 앞으로 숙이면 척추뼈 사이의 앞쪽 간격이 좁아지면서 뒤쪽에 있는 디스크에 가해지는 압력이 급격히 증가합니다. 이로 인해 터져 나온 디스크가 신경을 더욱 심하게 찔러 통증이 악화됩니다. 그래서 디스크 환자들은 세수하거나 양말을 신을 때, 혹은 오래 앉아 있을 때 통증이 심해지는 경향이 있습니다.2
  • 척추관 협착증: 이 질환의 본질은 ‘척추관 신경압박’, 즉 신경 통로 자체가 좁아진 것입니다. 허리를 뒤로 젖히거나 똑바로 서면 척추관이 더욱 좁아지면서 신경 압박이 심해져 통증이 발생합니다. 반대로 허리를 앞으로 구부리면 척추관의 뒤쪽 공간이 일시적으로 넓어져 신경 압박이 해소되므로 통증이 완화되는 것입니다.3 이것이 바로 협착증 환자들이 걷다가 쪼그려 앉아 쉬는 이유입니다.

연령, 통증 양상, 보행 능력 등 종합적인 비교 분석

자세 외에도 두 질환은 여러 측면에서 뚜렷한 차이를 보입니다. 발병 연령부터 통증의 특징, 걷는 능력까지 꼼꼼히 비교해보면 내 증상이 어디에 더 가까운지 유추해볼 수 있습니다.

디스크 파열은 비교적 젊은 나이에도 외상이나 잘못된 자세로 인해 급성으로 발생하는 경우가 많고, 통증 역시 전기가 흐르듯 날카로운 방사통이 주를 이룹니다. 반면, 척추관 협착증은 오랜 세월에 걸친 퇴행성 변화가 원인이므로 주로 50대 이후에 서서히 발병하며, 통증 양상도 다리 전체가 무겁고 터질 듯한 느낌으로 나타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만성적인 ‘척추관 신경압박’으로 인해 양쪽 다리에 증상이 함께 나타나는 경우도 흔합니다.

구분허리 디스크 (추간판 탈출증)척추관 협착증 (척추관 신경압박)
악화되는 자세허리 숙이기, 오래 앉아 있기허리 펴기, 오래 걷거나 서 있기
완화되는 자세허리 펴기, 걷기허리 구부리기, 쪼그려 앉기
주요 발병 연령20대 ~ 40대 (비교적 젊은 층)50대 이상 (주로 노년층)
통증의 시작갑자기 발생하는 급성 통증이 많음오랜 시간에 걸쳐 서서히 심해짐
주요 통증 양상허리 통증과 함께 다리로 뻗치는 날카로운 방사통허리 통증은 심하지 않으나, 양쪽 다리가 무겁고 터질 듯한 통증
보행 장애심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보행 거리에 큰 제한은 없음신경인성 파행 (가다 서다를 반복)이 특징적임4

이처럼 두 질환은 비슷한 듯 보이지만, 그 속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뚜렷한 차이를 발견할 수 있습니다. 내가 어떤 자세에서 통증을 느끼고, 어떤 상황에서 편안함을 느끼는지 유심히 관찰하는 것은 내 몸의 문제를 이해하는 중요한 첫걸음입니다. 물론, 두 질환이 함께 동반되는 경우도 있고 증상만으로는 구분이 모호할 수 있으므로, 최종적인 진단은 반드시 영상 검사를 포함한 전문가의 종합적인 판단에 따라야 합니다.5

다음 글에서는 만성적인 ‘척추관 신경압박’이 우리 신경에 어떠한 장기적인 손상을 입힐 수 있는지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참고 자료

  1. 서울아산병원. “허리 디스크와 척추관 협착증 수술해야 할까요?”. 건강이야기. 2024. Available from: https://news.amc.seoul.kr/news/con/detail.do?cntId=10037
  2. Nachemson, A. L. (1976). “The lumbar spine, an orthopaedic challenge”. Spine, 1(1), 59–71. (자세에 따른 디스크 압력 변화 연구)
  3. Genevay, S., & Atlas, S. J. (2010). “Lumbar spinal stenosis”. Best practice & research. Clinical rheumatology, 24(2), 253–265. Available from: https://www.ncbi.nlm.nih.gov/pmc/articles/PMC2841052/
  4.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 “젊어도 조심해야 하는 허리디스크”. 건강iN. 2016. Available from: https://www.nhis.or.kr/magazin/mobile/201603/c05.html
  5. 헬스경향. “척추협착증 vs 허리디스크, 뭐가 다르지?”. 2017. Available from: https://www.k-health.com/news/articleView.html?idxno=25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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