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통 Macnab> 09. 몸의 증거: 의사의 손은 어떻게 MRI처럼 정확하게 통증의 원인을 찾아내는가?

특수 검사들: 숨겨진 범인을 찾아서

우리는 지금까지 척추 자체의 구조적, 기능적 문제와 신경 압박으로 인한 다양한 몸의 증거들을 추적해 왔습니다. 하지만 때로는 환자가 호소하는 허리 통증의 범인이 척추가 아닐 수도 있습니다. 허리 주변에는 엉덩이 관절(고관절), 골반과 척추를 이어주는 천장관절 등 통증을 유발할 수 있는 다른 용의자들이 존재합니다. 의사는 이러한 숨겨진 범인을 찾아내기 위해, 진단 과정에서 ‘특수 검사(Special Tests)’라는 추가적인 수사 기법을 사용합니다.

이 검사들은 특정 관절이나 신경에 의도적으로 스트레스를 가하여 통증이 재현되는지를 확인하는 과정입니다. 이를 통해 허리 통증의 진짜 원인이 무엇인지 감별하고, 치료의 방향을 정확하게 설정하는 중요한 몸의 증거를 확보할 수 있습니다.

고관절 병변 감별: 패트릭 검사 (FABER Test)

환자가 사타구니나 엉덩이 깊숙한 곳의 통증을 호소할 때, 의사는 이것이 허리 문제인지 고관절 문제인지를 반드시 감별해야 합니다. 이때 사용하는 대표적인 검사가 바로 ‘패트릭 검사(Patrick’s Test)’ 또는 ‘FABER 검사’입니다.

  • 검사 방법: 환자는 바로 누운 상태에서, 검사하려는 쪽 다리를 반대편 무릎 위에 숫자 ‘4’ 모양으로 올려놓습니다. 이 자세는 고관절을 굴곡(Flexion), 외전(ABduction), 외회전(External Rotation) 시키는 동작으로, 각 동작의 앞 글자를 따서 FABER 검사라고 부릅니다. 의사는 이 자세에서 환자의 무릎을 지그시 아래로 누릅니다.
  • 몸의 증거: 이 동작을 할 때 사타구니 앞쪽에서 통증이 느껴진다면, 이는 허리가 아닌 고관절 자체의 문제(관절염, 비구순 파열 등)일 가능성을 시사하는 강력한 몸의 증거입니다.[1]

천장관절 증후군 확인: 압박 및 이완 검사

허리띠 라인 아래쪽, 엉덩이 관절 바로 위 움푹 들어간 부위(천장관절)의 통증은 진단이 매우 까다롭습니다. 이때 의사는 천장관절에 직접적인 스트레스를 가하는 여러 검사를 시행합니다.

  • 검사 방법: 환자를 옆으로 눕히거나 바로 눕힌 상태에서, 의사가 골반의 양옆을 강하게 압박하거나 벌리는 힘을 가합니다.
  • 몸의 증거: 이러한 동작 시 평소에 느끼던 엉덩이 통증이 똑같이 재현된다면, 이는 허리 디스크가 아닌 천장관절의 염증이나 불안정성이 통증의 원인이라는 중요한 몸의 증거가 됩니다.[2]

상부 요추 신경근 압박 확인: 대퇴신경 긴장 검사

하지 직거상 검사(SLR)가 주로 하부 요추 신경(L5, S1)의 문제를 확인하는 검사라면, ‘대퇴신경 긴장 검사(Femoral Nerve Stretch Test)’는 상부 요추 신경(L2, L3, L4)의 문제를 확인하는 검사입니다.

  • 검사 방법: 환자를 엎드리게 한 후, 의사가 환자의 무릎을 구부려 발뒤꿈치를 엉덩이 쪽으로 붙입니다. 더 나아가 고관절을 뒤로 들어 올리기도 합니다.
  • 몸의 증거: 이 동작을 할 때 허벅지 앞쪽으로 찌릿한 통증이 뻗쳐나간다면, 이는 상부 요추 신경이 디스크 등에 의해 압박받고 있다는 몸의 증거입니다.[3]
검사 이름검사 목적양성 소견 (몸의 증거)
패트릭 검사 (FABER Test)고관절 병변 감별사타구니 앞쪽에 통증 발생
천장관절 압박/이완 검사천장관절 증후군 감별엉덩이 부위 통증 재현
대퇴신경 긴장 검사상부 요추 신경근 압박 감별허벅지 앞쪽으로 방사통 발생

이처럼 특수 검사들은 진단의 정밀도를 높여, 불필요한 영상 검사를 줄이고 가장 효과적인 치료 부위를 찾는 데 도움을 줍니다. 의사는 환자의 병력과 기본 진찰 소견을 바탕으로, 가장 의심되는 질환을 감별하기 위해 이러한 특수 검사들을 선택적으로 시행하며 최종적인 몸의 증거를 확보합니다.

진찰을 통해 범인의 윤곽이 드러났다면, 이제는 그 범인을 최종적으로 확정할 차례입니다. 다음 장에서는 이 모든 몸의 증거를 종합하여 진실에 다가서는 결론을 내려보겠습니다.


참고 자료

  1. Martin, R. L., & Sekiya, J. K. (2008). The diagnosis of labral tears and femoroacetabular impingement. Clinics in Sports Medicine, 27(4), 621–639. https://www.sportsmed.theclinics.com/article/S0278-5919(08)00067-1/fulltext
  2. Laslett, M., Aprill, C. N., McDonald, B., & Young, S. B. (2005). Diagnosis of sacroiliac joint pain: validity of individual provocation tests and composites of tests. Manual Therapy, 10(3), 207-218. https://www.manualtherapyjournal.com/article/S1356-689X(05)00021-9/fulltext
  3. Scudellari, C. H., & Vaccaro, A. R. (2005). Prone-position (femoral nerve stretch) test. The Spine Journal, 5(2), 213-217. https://www.thespinejournalonline.com/article/S1529-9430(04)00570-5/fulltex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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