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통 Macnab> 07. 염증성 허리 통증, 왜 당신의 허리는 쉴수록 더 아픈가요?

치료의 패러다임 전환 ①: 염증의 불길을 끄다 (약물 치료)

정확한 진단을 통해 염증성 허리 통증의 실체를 확인했다면, 이제는 우리 몸속에서 타오르는 ‘염증의 불길’을 적극적으로 잡아야 합니다. 기계적 요통이 주로 물리치료나 자세 교정으로 접근하는 것과 달리, 염증성 허리 통증의 치료는 ‘약물 치료’가 그 중심에 있습니다. 약물 치료의 목표는 단순히 통증을 줄이는 것을 넘어, 염증 반응 자체를 억제하여 척추가 굳어가는 비가역적인 손상을 막는 것입니다.[1]

과거에는 뚜렷한 치료법이 없어 고통받는 환자들이 많았지만, 최근 의학의 발전은 치료의 패러다임을 완전히 바꾸어 놓았습니다. 단계별로 적용되는 약물 치료 전략을 이해하는 것은, 환자 스스로가 치료 과정에 능동적으로 참여하는 데 큰 도움이 됩니다.

1단계: 기본 무기,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제 (NSAIDs)

염증성 허리 통증 치료의 가장 기본이 되는 1차 치료제는 바로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제(NSAIDs)’입니다. 이부프로펜, 나프록센, 셀레콕시브 등이 여기에 속합니다. 많은 환자들이 이 약을 단순히 ‘진통제’로 오해하고, 아플 때만 간헐적으로 복용하는 실수를 범합니다. 하지만 염증성 허리 통증에서 소염제의 역할은 훨씬 중요합니다.

이 약들은 통증을 유발하는 프로스타글란딘이라는 물질의 생성을 억제하여 통증과 염증을 동시에 가라앉힙니다. 꾸준히, 충분한 용량을 복용하면 통증과 아침 뻣뻣함을 현저히 개선시킬 뿐만 아니라, 일부 연구에서는 척추 강직의 진행을 늦추는 효과까지 보고되었습니다.[2] 따라서 “아프지 않으니 약을 끊어야지”가 아니라, 의사의 처방에 따라 염증 조절을 위해 꾸준히 복용하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2단계: 전통적인 면역 조절, 항류마티스 약제 (DMARDs)

만약 소염제만으로 효과가 불충분하거나, 허리 외에 무릎, 발목 등 다른 말초 관절의 염증이 동반된 경우에는 ‘항류마티스 약제(DMARDs)’를 추가로 사용합니다. 설파살라진(Sulfasalazine)이나 메토트렉세이트(Methotrexate)가 대표적입니다. 이 약들은 과도하게 활성화된 면역 체계를 조절하여 염증 반응을 억제하지만, 척추 자체의 염증보다는 말초 관절염에 더 효과적인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3단계: 치료의 혁명, 생물학적 제제 (Biologics)

2000년대 이후 개발된 ‘생물학적 제제’는 염증성 허리 통증 치료에 혁명을 가져왔습니다. 기존 약물들이 염증 반응 전체를 두루뭉술하게 억제했다면, 생물학적 제제는 염증을 일으키는 핵심적인 특정 물질(사이토카인)만을 정밀하게 타겟하여 차단하는 ‘표적 치료제’입니다.[3]

  • TNF-α 억제제: 염증 반응의 중심에 있는 ‘종양괴사인자-알파(TNF-α)’의 활동을 막습니다. 가장 먼저 개발되어 오랫동안 사용되어 온 약물로, **염증성 허리 통증**과 척추 강직 진행 억제에 매우 뛰어난 효과를 보입니다.
  • 인터루킨-17(IL-17) 억제제: 최근에 개발된 새로운 계열의 약물로, 염증을 유발하는 또 다른 핵심 물질인 ‘인터루킨-17’을 차단하여 강력한 효과를 나타냅니다.
치료 단계주요 약물핵심 작용 및 역할
1차 치료비스테로이드성 소염제(NSAIDs)통증과 염증의 신속한 조절. 꾸준한 복용이 중요.
2차 치료항류마티스 약제(DMARDs)주로 말초 관절염이 동반될 때 추가. 면역계 조절.
3차 치료생물학적 제제 (TNF-α, IL-17 억제제)기존 치료에 반응 없는 활동성 환자. 염증 핵심 물질을 표적 차단. 척추 강직 진행 억제 효과.

이러한 강력한 생물학적 제제의 등장으로, 이제는 많은 염증성 허리 통증 환자들이 통증 없이 일상생활을 하고, 척추가 굳어가는 공포에서 벗어날 수 있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약물들은 면역을 억제하므로 감염의 위험이 있고, 비용이 비싸다는 단점도 있어 반드시 류마티스내과 전문의의 정확한 진단과 처방, 그리고 면밀한 모니터링 하에 사용되어야 합니다.

다음 장에서는 이처럼 중요한 약물 치료와 반드시 함께 가야 할 또 다른 치료의 축, ‘운동 치료’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참고 자료

  1. Braun, J., & Sieper, J. (2007). Ankylosing spondylitis. The Lancet, 369(9570), 1379-1390. https://www.thelancet.com/journals/lancet/article/PIIS0140-6736(07)60635-7/fulltext
  2. Wanders, A., et al. (2005). Nonsteroidal antiinflammatory drugs reduce radiographic progression in patients with ankylosing spondylitis: a randomized clinical trial. Arthritis & Rheumatism, 52(6), 1756-1765. https://onlinelibrary.wiley.com/doi/full/10.1002/art.21054
  3. van der Heijde, D., et al. (2018). 2016 update of the ASAS-EULAR management recommendations for axial spondyloarthritis. Annals of the Rheumatic Diseases, 76(6), 978-991. https://ard.bmj.com/content/76/6/9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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