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통 Macnab> 07. 염증성 허리 통증, 왜 당신의 허리는 쉴수록 더 아픈가요?
도입: 통증의 패러다임 전환, 다쳐서 아픈 게 아니다?
지금까지 우리는 허리를 ‘잘못 써서’ 아프거나, ‘나이가 들어’ 약해져서 발생하는 기계적 요통에 대해 이야기해왔습니다. 디스크가 튀어나오고, 척추뼈의 연결이 끊어지는 등 명확한 구조적 문제가 원인이었습니다. 하지만 만약, 내 몸이 스스로를 ‘적’으로 오인하여 척추에 불을 지르는 병이 있다면 어떨까요? 특별히 다치거나 무리한 적이 없는데, 특히 젊은 나이부터 시작된 허리 통증이 쉬면 쉴수록 뻣뻣하고 아파오다가, 오히려 움직이고 활동하면 부드러워지는 역설적인 경험을 하고 계신다면, 당신의 통증은 완전히 다른 이야기일 수 있습니다.
바로 ‘염증성 허리 통증(Inflammatory Back Pain)’의 세계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이는 단순히 근육이 뭉치거나 뼈가 어긋난 문제가 아닙니다. 우리 몸을 지켜야 할 면역 체계가 오작동하여, 우리 척추와 골반 관절(천장관절)을 외부의 적으로 공격하며 만성적인 ‘염증’을 일으키는 자가면역 질환의 한 종류입니다.[1] 따라서 원인부터 증상의 양상, 치료 전략까지 우리가 알던 기계적 요통과는 180도 다른 접근이 필요합니다.
기계적 통증 vs. 염증성 허리 통증: 당신의 통증은 어느 쪽인가요?
염증성 허리 통증을 이해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우리가 흔히 겪는 기계적 요통과의 차이점을 명확히 아는 것입니다. 다음 표를 통해 당신의 통증 양상을 직접 확인해 보세요.
| 구분 | 기계적 요통 (Mechanical Back Pain) | 염증성 허리 통증 (Inflammatory Back Pain) |
|---|---|---|
| 주요 발생 연령 | 모든 연령에서 가능하나, 주로 중장년층 이후 증가 | 40세 이전, 주로 젊은 나이에 서서히 시작됨 |
| 통증과 활동의 관계 | 움직이거나 사용하면 악화되고, 휴식하면 호전됨 | 움직이거나 운동하면 호전되고, 휴식하면(특히 아침에) 악화됨 |
| 아침 뻣뻣함 (조조강직) | 있더라도 금방(30분 이내) 풀림 | 30분 이상 오래 지속되는 뻣뻣함이 특징적임 |
| 통증의 시작 | 주로 특정 사건(물건 들기 등) 이후 급성으로 시작 | 특별한 계기 없이 서서히, 자신도 모르게 시작됨 |
| 소염제에 대한 반응 | 효과가 있을 수도, 없을 수도 있음 |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제(NSAIDs)에 매우 좋은 반응을 보임 |
만약 당신의 허리 통증이 오른쪽, 즉 염증성 허리 통증의 특징과 여러 항목에서 일치한다면, 이는 단순한 허리병이 아닐 가능성을 시사합니다. 이 통증의 배후에는 ‘강직성 척추염’으로 대표되는 ‘축성 척추관절병증(Axial Spondyloarthritis)’이라는 질환 그룹이 숨어있을 수 있습니다.[2]
이번 [요통 Macnab] 7편 시리즈의 목표는 바로 이 생소하고 어려운 염증성 허리 통증의 정체를 파헤치는 것입니다. 우리 몸의 면역 체계가 왜 척추를 공격하는지, 그 첫 번째 공격 목표가 되는 ‘천장관절’은 어디인지, 그리고 어떻게 진단하고 치료하여 굳어가는 척추로부터 우리 몸을 지킬 수 있는지, 10페이지 분량에 걸쳐 깊이 있게 탐험해 보겠습니다.
참고 자료
- Sieper, J., et al. (2009). The Assessment of SpondyloArthritis international Society (ASAS) handbook: a guide to assess spondyloarthritis. Annals of the Rheumatic Diseases, 68(Suppl 2), ii1-ii44. https://ard.bmj.com/content/68/Suppl_2/ii1
- Braun, J., & Sieper, J. (2007). Ankylosing spondylitis. The Lancet, 369(9570), 1379-1390. https://www.thelancet.com/journals/lancet/article/PIIS0140-6736(07)60635-7/fulltex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