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통 Macnab> 06. 척추 불안정성의 모든 것: 10대 피로 골절(분리증)부터 노년의 미끄러짐(전방전위증)까지

1단계 치료: 코어 강화로 척추를 안정시켜라 (보존적 치료)

척추분리증이나 낮은 등급의 척추전방전위증 진단을 받았다고 해서 지레 겁먹고 수술부터 떠올릴 필요는 없습니다. 다행히도 마비와 같은 심각한 신경 증상이 없는 대부분의 환자는 ‘보존적 치료(Conservative treatment)’만으로도 충분히 증상을 관리하고 일상생활로 복귀할 수 있습니다. 보존적 치료의 최종 목표는 단 하나, 바로 수술 없이 척추 불안정성을 제어하는 것입니다.

이는 단순히 통증을 참는 소극적인 방법이 아닙니다. 오히려 환자 스스로가 자기 몸의 주인이 되어, 약해진 허리의 기능을 회복시키는 매우 적극적인 과정입니다. 보존적 치료는 크게 ‘행동 수정’, ‘운동 치료’, 그리고 ‘보조적 약물/주사 치료’라는 세 가지 축으로 이루어집니다.

가장 중요한 첫걸음: 허리를 뒤로 젖히지 마라

보존적 치료의 성공을 위해 가장 먼저, 그리고 반드시 지켜야 할 철칙이 있습니다. 바로 ‘허리를 과도하게 뒤로 젖히는 동작(Lumbar hyperextension)을 피하는 것’입니다. 척추분리증이 있는 협부(pars)는 허리를 뒤로 젖힐 때 가장 큰 스트레스를 받게 되며, 척추전방전위증 역시 이 자세에서 척추뼈의 미끄러짐과 신경관의 좁아짐이 심해질 수 있습니다.[1] 따라서 요가나 필라테스의 일부 동작, 수영의 접영, 특정 웨이트 트레이닝 등 허리를 활처럼 휘게 만드는 모든 활동은 증상을 악화시키는 주범이 될 수 있으므로 반드시 피해야 합니다. 이것만 지켜도 상당수의 통증이 줄어드는 효과를 볼 수 있습니다.

핵심 치료: 내 몸의 코르셋, ‘심부 근육’을 강화하라

뼈의 연결이 약해져 생긴 척추 불안정성을 외부의 힘으로 보완해 줄 가장 효과적인 장치는 바로 ‘근육’입니다. 특히, 우리 척추를 가장 깊은 곳에서 직접 감싸고 있는 ‘심부 안정화 근육(Deep stabilizing muscles)’을 강화하는 것이 보존적 치료의 핵심입니다. 이 근육들은 마치 천연 코르셋처럼 척추 마디마디를 꽉 잡아주어, 불필요한 움직임을 제어하고 안정성을 높여줍니다.[2]

  • 복횡근 (Transversus Abdominis): 배 가장 깊은 곳에서 복대처럼 허리를 감싸는 근육. 이 근육을 수축시키면 복부 내 압력이 높아져 척추를 단단히 지지합니다.
  • 다열근 (Multifidus): 척추뼈 하나하나에 붙어있는 작은 근육들. 척추 마디의 미세한 움직임을 조절하여 척추 불안정성을 제어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합니다.

이러한 심부 근육을 타겟으로 하는 전문적인 ‘척추 안정화 운동(Spinal stabilization exercise)’은 물리치료사의 지도하에 배우는 것이 가장 효과적입니다. 단순히 윗몸일으키기 같은 복근 운동과는 차원이 다르며, 호흡과 함께 미세한 근육의 수축을 인지하는 훈련이 필요합니다.

보조적 치료: 통증 조절을 위한 약물 및 주사

통증이나 염증이 심해 운동을 하기 어려운 급성기에는, 약물이나 주사 치료가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는 근본적인 해결책이 아니라, 핵심 치료인 운동을 원활하게 할 수 있도록 ‘다리를 놓아주는’ 보조적인 역할임을 명심해야 합니다.

치료 전략목표구체적인 방법
행동 수정 (핵심 원칙)추가적인 손상 및 통증 유발 방지허리 과신전 동작 회피, 올바른 자세 교육
운동 치료 (핵심 치료)‘근육 코르셋’ 강화를 통한 척추 불안정성 감소복횡근, 다열근 등 심부 안정화 근육 강화 운동
약물/주사 치료 (보조 치료)통증 및 염증 감소소염진통제, 근육이완제, 신경차단술 등

결론적으로, 척추분리증과 전방전위증의 보존적 치료는 ‘나쁜 자세는 피하고, 좋은 근육은 키우는’ 과정입니다. 꾸준한 노력을 통해 약해진 뼈의 연결을 강력한 근육의 힘으로 보완한다면, 수술 없이도 흔들림 없는 허리와 함께 살아갈 수 있는 좋은 예후를 기대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증상이 악화된다면, 다음 장에서 다룰 ‘수술적 치료’를 고려해야 할 수 있습니다.


참고 자료

  1. O’Sullivan, P. B., et al. (2002). The effect of different standing and sitting postures on trunk muscle activity in a pain-free population. Spine, 27(11), 1238-1244. https://journals.lww.com/spinejournal/Abstract/2002/06010/The_Effect_of_Different_Standing_and_Sitting.17.aspx
  2. Hides, J. A., et al. (1994). Evidence of lumbar multifidus muscle wasting ipsilateral to symptoms in patients with acute/subacute low back pain. Spine, 19(2), 165-172. https://journals.lww.com/spinejournal/Abstract/1994/01001/Evidence_of_Lumbar_Multifidus_Muscle_Wasting.6.asp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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