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통 Macnab> 04. 통증 민감화 : MRI는 정상인데 허리가 아픈 이유

근육의 또 다른 얼굴: 근막통증 증후군

우리가 보통 ‘근육’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사실 근육 섬유와 그를 둘러싼 얇고 투명한 막, 즉 ‘근막(Myofascia)’의 복합체입니다. 근막은 마치 소시지를 감싸는 껍질처럼 각각의 근육 섬유, 근육 다발, 그리고 근육 전체를 층층이 감싸며 형태를 유지하고, 근육이 서로 부드럽게 미끄러지며 움직일 수 있도록 돕는 중요한 ‘윤활 및 지지’ 역할을 합니다.[1]

하지만 지속적인 스트레스, 잘못된 자세, 또는 급성 손상으로 인해 이 근막이 뻣뻣해지고 유착되면 문제가 발생합니다. 근막의 순환이 나빠지고 대사 산물이 축적되면서, 근육 내부에 콩알처럼 단단하게 만져지는 극도의 과민성 부위가 생기는데, 이를 근육학적 ‘통증유발점(Trigger Point)’이라고 합니다. 그리고 이러한 통증유발점으로 인해 발생하는 다양한 증상들을 통틀어 ‘근막통증 증후군(Myofascial Pain Syndrome)’이라고 부릅니다.[2]

이 통증유발점은 단순히 그 부위만 아픈 ‘압통점(Tender Point)’과는 다른 중요한 특징을 가집니다. 바로 ‘연관통(Referred Pain)’을 일으킨다는 점입니다.

핵심 개념상세 설명허리 통증에서의 예시
통증유발점
(Trigger Point)
근육 내 과민해진 매듭 부위. 강하게 눌렀을 때 ‘악!’ 소리가 날 정도의 극심한 통증과 함께 근육이 꿈틀거리는 연축 반응이 나타남.허리 깊숙한 곳의 요방형근이나 둔부의 중둔근에 통증유발점이 생김.
연관통
(Referred Pain)
통증유발점을 자극했을 때, 전혀 다른 엉뚱한 부위에서 통증이나 이상 감각이 느껴지는 현상. 뇌가 통증 신호의 출처를 혼동하여 발생.엉덩이 근육의 통증유발점이 허리 통증이나 다리 뒤쪽의 저림을 유발하여, 디스크 질환으로 오인하게 만듦.

근막통증 증후군은 MRI나 X-ray로는 발견되지 않기 때문에 “꾀병”으로 오해받기 쉽지만, 실제로는 매우 흔한 통증의 원인입니다. 통증유발점 주변에서는 염증을 유발하는 여러 신경전달물질의 농도가 비정상적으로 높게 관찰되며, 이는 주변 신경을 지속적으로 자극하여 통증 민감화를 유발하고 상태를 만성화시키는 중요한 기전으로 작용합니다.[3] 따라서 ‘담 결렸다’, ‘근육이 뭉쳤다’고 표현되는 통증이 오랫동안 지속된다면, 단순 근육통이 아닌 근막통증 증후군을 의심하고 전문가의 정확한 진단을 받는 것이 중요합니다.


참고 자료

  1. Myers, T. W. (2014). Anatomy Trains: Myofascial Meridians for Manual and Movement Therapists (3rd ed.). Churchill Livingstone.
  2. Simons, D. G., Travell, J. G., & Simons, L. S. (1999). Travell & Simons’ Myofascial Pain and Dysfunction: The Trigger Point Manual (Vol. 1). Lippincott Williams & Wilkins.
  3. Shah, J. P., et al. (2008). Biochemicals associated with pain and inflammation are elevated in sites near to and remote from active myofascial trigger points. Archives of Physical Medicine and Rehabilitation, 89(1), 16-23. https://pubmed.ncbi.nlm.nih.gov/18164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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