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통 Macnab> 01. 요추 생역학: 허리 통증의 모든 원리, 이 글 하나로 완벽 이해

움직임의 과학: 모든 통증의 열쇠, 요추 생역학

지금까지 우리는 허리의 구조물인 뼈, 디스크, 신경에 대해 간단하게 알아보았습니다. 이제는 이 구조물들이 실제로 어떻게 ‘작동’하는지, 즉 움직임의 과학인 ‘요추 생역학(Lumbar Biomechanics)’의 세계로 깊이 들어갈 차례입니다. 요추 생역학은 우리 몸의 자세와 움직임이 허리에 어떤 힘과 스트레스를 가하는지 분석하는 학문으로, 허리 통증의 원인을 이해하고 예방하는 가장 근본적인 열쇠입니다. 이 원리를 이해하면 왜 특정 자세가 통증을 유발하고, 어떻게 움직여야 허리를 보호할 수 있는지 명확히 알게 됩니다.

서고, 앉고, 들 때 허리가 받는 압력의 비밀

우리가 어떤 자세를 취하느냐에 따라 허리 디스크가 받는 압력은 극적으로 달라집니다. 이는 요추 생역학의 가장 기본적이면서도 핵심적인 원리입니다. 스웨덴의 정형외과 의사 알프 나켐손(Alf Nachemson)의 선구적인 연구는 자세별 디스크 압력을 수치로 명확히 보여주며, 허리 통증으로 고생하는 현대인에게 큰 경종을 울립니다.[1]

자세 (Posture)상대적 압력 (%)요추 생역학적 의미
똑바로 누운 자세25%디스크에 가해지는 압력이 최소화되는 가장 이상적인 휴식 자세입니다.
옆으로 누운 자세75%편안한 자세이지만, 바로 누울 때보다는 압력이 다소 증가합니다.
똑바로 선 자세100%일상적인 활동의 기준이 되는 압력입니다.
등받이 없이 앉은 자세140%서는 것보다 앉는 것이 요추 생역학적으로 더 큰 부담을 줍니다.
앉아서 허리를 숙인 자세185%사무직이나 학생에게 매우 흔한 자세로, 디스크에 심각한 스트레스를 가합니다.
서서 허리 숙여 물건 드는 자세220%디스크 압력이 폭발적으로 증가하며, 급성 허리 부상의 가장 주된 원인이 됩니다.

이 표는 우리가 무심코 취하는 자세가 허리에 얼마나 치명적인지를 시각적으로 보여줍니다. 특히 ‘앉는 자세가 서 있는 자세보다 허리에 더 해롭다’는 사실은 매우 중요합니다. 장시간 앉아있는 생활 습관이 요추 생역학적 균형을 어떻게 무너뜨리는지 이해하고, 의식적으로 자세를 교정하려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허리는 ‘숙이는 데’ 특화된 관절이다

모든 관절에는 저마다 특화된 움직임의 방향과 범위가 있습니다. 요추 생역학 관점에서 허리 관절은 주로 앞으로 숙이는 동작(굴곡, Flexion)뒤로 젖히는 동작(신전, Extension)에 최적화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허리를 비트는 동작(회전, Rotation)에는 구조적으로 매우 취약합니다.[2]

허리를 비트는 동작을 할 때, 디스크를 감싸는 섬유륜은 마치 짜는 걸레처럼 뒤틀리며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게 됩니다. 여기에 허리를 숙이는 동작까지 더해지면, 압력을 견디지 못한 섬유륜이 손상되거나 파열될 위험이 급격히 높아집니다. 골프나 테니스 스윙, 혹은 단순히 바닥의 물건을 비스듬히 집어 올리는 동작에서 허리 부상이 잦은 이유가 바로 이 요추 생역학적 원리 때문입니다. 따라서 허리를 보호하려면 회전이 필요할 때 허리만 돌리지 말고, 골반과 몸통 전체를 함께 움직이는 습관을 들여야 합니다.

우리 몸의 기능적 중심, 기능적 척추 분절(FSU)

척추의 움직임과 안정성을 이해하기 위한 가장 기본 단위를 ‘기능적 척추 분절(Functional Spinal Unit, FSU)’이라고 합니다. FSU는 인접한 두 개의 척추뼈와 그 사이에 위치한 하나의 추간판(디스크), 그리고 이들을 연결하는 인대와 후관절 등으로 구성된 하나의 세트를 의미합니다.[3]

우리 척추에 가해지는 모든 하중과 스트레스, 그리고 모든 움직임은 바로 이 FSU 단위에서 일차적으로 처리됩니다. 즉, 하나의 FSU에 문제가 생기면(예: 디스크 손상, 후관절 염증), 이는 도미노처럼 인접한 다른 분절의 요추 생역학적 균형까지 무너뜨리며 전체적인 척추 문제로 확산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건강한 허리를 유지한다는 것은 결국 이 FSU 하나하나를 건강하게 관리하는 것과 같습니다. 올바른 자세 유지와 코어 근육 강화가 중요한 이유도, 궁극적으로는 이 기능적 척추 분절을 안정시키기 위함입니다.


참고 자료

  1. Nachemson, A., & Morris, J. M. (1964). In vivo measurements of intradiscal pressure. The Journal of bone and joint surgery. American volume, 46(5), 1077–1092. https://pubmed.ncbi.nlm.nih.gov/14194333/
  2. Neumann, D. A. (2016). Kinesiology of the Musculoskeletal System: Foundations for Rehabilitation (3rd ed.). Chapter 13: Trunk and Spinal Column. Mosby.
  3. Panjabi, M. M. (1992). The stabilizing system of the spine. Part I. Function, dysfunction, adaptation, and enhancement. Journal of spinal disorders, 5(4), 383–389. https://pubmed.ncbi.nlm.nih.gov/1490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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