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 공급 부족, 2026년 입주 물량 3만 가구 붕괴의 진실

흔히 부동산 개발을 농사에 비유하곤 합니다. 봄에 정성껏 씨앗을 뿌려야 가을에 풍성한 열매를 맺듯, 주택 시장 역시 먼저 땅을 파고 건물을 올리는 ‘착공’이 있어야 2~3년 뒤 ‘입주’라는 결실을 봅니다. 지금 우리가 마주하고 있는 서울 아파트 공급 부족 사태의 본질은 아주 단순하고 뼈아픕니다. “씨앗을 안 뿌렸으니 열매가 없는 것”입니다.

1편에서 살펴본 2026년 입주 절벽 수치는 하루아침에 하늘에서 떨어진 결과가 아닙니다. 2024년과 2025년, 건설 현장의 크레인을 멈춰 세운 치명적인 구조적 요인들이 있었습니다. 대체 왜 건설사들은 집 짓기를 포기했을까요? 서울 아파트 공급 부족을 낳은 핵심 원인, ‘3대 악재’를 낱낱이 파헤쳐 보겠습니다.

씨앗이 사라진 부동산 시장: 연도별 착공 건수 추락

📌 미리보는 한 줄 요약
2021년 5만 가구를 훌쩍 넘겼던 서울 아파트 착공 실적이 2024년 2만 가구 턱걸이 수준으로 반토막 나며 공급 가뭄의 신호탄을 쏘아 올렸습니다.

문제의 심각성을 인지하려면 국토교통부의 착공 데이터를 먼저 확인해야 합니다. 착공 실적은 미래의 신축 품귀 현상을 가장 정확하게 예측할 수 있는 선행 지표입니다. 과거 5년간의 데이터를 보면 시장이 어떻게 붕괴되어 왔는지 그 흐름이 뚜렷하게 보입니다.

연도착공 건수전년 대비 증감비고
2021년51,123정상 궤도
2022년48,321▼ 5.4%소폭 하락
2023년26,451▼ 45.2%착공 급감
2024년20,729▼ 21.6%5년 내 최저
2025년 (추정)약 18,000 수준▼ 지속침체 장기화

표에서 보듯 2023년부터 반토막 난 수치는 2024년 바닥을 뚫고 지하로 내려갔습니다. 이 기간의 빈 공간이 고스란히 2026년~2027년의 서울 아파트 공급 부족으로 청구서를 내밀고 있는 상황입니다. 그렇다면 이토록 처참하게 숫자가 망가진 이유는 무엇일까요?

악재 ① 고금리와 부동산 PF 위기의 역습

📌 미리보는 한 줄 요약
금리 인상으로 인한 자금 조달 비용 급증과 부동산 PF 부실 사태가 겹치면서, 수많은 개발 사업장이 첫 삽조차 뜨지 못하고 멈춰 섰습니다.

첫 번째 치명타는 바로 부동산 PF 위기였습니다. 아파트를 짓기 위해서는 천문학적인 자금이 필요합니다. 시행사와 건설사는 금융권에서 돈을 빌려(PF 대출) 땅을 사고 건물을 올리는데, 2023년부터 금리가 폭등하며 이자 부담이 눈덩이처럼 불어났습니다.

자금줄이 마른 상태에서 일부 사업장의 부실 소식까지 터지자, 금융권은 지갑을 굳게 닫아버렸습니다. 우량한 사업장조차 대출 연장에 실패하거나 살인적인 고금리를 요구받았습니다. 그 결과 서울 아파트를 지을 수 있는 알짜 부지들마저 자금 조달에 실패해 착공을 포기하거나 사업을 무기한 연기하는 사태가 속출했습니다.

악재 ② 공사비 폭등, 마진이 사라진 건설사들

📌 미리보는 한 줄 요약
시멘트, 철근 등 핵심 원자재 가격과 인건비가 동반 폭등하여 ‘공사비 상승 착공 감소’라는 딜레마에 빠지며 신규 주택 공급 생태계가 마비되었습니다.

자금 문제를 간신히 넘긴 현장들을 기다리고 있던 두 번째 철퇴는 ‘공사비 폭등’이었습니다. 코로나19 팬데믹 여파와 글로벌 공급망 붕괴, 인플레이션이 맞물리며 시멘트, 철근 등 핵심 자재비가 천정부지로 솟았습니다. 여기에 주 52시간제 정착과 숙련공 부족으로 인건비까지 껑충 뛰었습니다.

건설사 입장에서는 “지을수록 손해를 보는 구조”가 되어버렸습니다. 정비사업 조합과 시공사 간의 공사비 증액 갈등으로 공사가 중단되는 뉴스를 심심치 않게 보셨을 겁니다. 수익성이 악화되니 건설사는 새로운 수주를 꺼리고, 기존 계약조차 미루게 되었습니다. 이러한 ‘공사비 상승 착공 감소’의 악순환은 현재 체감되고 있는 신축 품귀 현상의 가장 직접적인 배후입니다.

악재 ③ 2~3년 뒤를 지워버린 인허가 지연

📌 미리보는 한 줄 요약
주택 공급의 첫 단추인 인허가 절차가 규제와 행정 지연으로 묶이면서, 단순한 착공 지연을 넘어 장기적인 공급 부족 구조를 고착화시켰습니다.

세 번째 원인은 앞선 두 악재를 증폭시킨 행정적 병목 현상, 즉 ‘인허가 지연’입니다. 집을 지으려면 정부와 지자체의 허가를 받아야 합니다. (인허가 → 착공 → 분양 → 준공 및 입주) 그런데 2023년 서울의 주택 인허가 물량은 전년 대비 반토막이 났습니다.

재건축·재개발 규제가 일부 완화되었다고는 하나, 실제 현장에 적용되어 심의를 통과하기까지는 험난한 시간이 소요되었습니다. 인허가가 막히니 자연스럽게 다음 단계인 착공 물량도 증발할 수밖에 없습니다. 이는 결국 시장에 매물 부족 사태를 일으켜, 피할 수 없는 전세가 상승 압력으로 세입자들의 목을 조르고 있습니다.

구조적 붕괴가 부르는 나비효과

정리하자면, PF 대출 경색으로 자금이 마르고(돈맥경화), 공사비 폭등으로 수익성이 사라졌으며(마진 증발), 인허가마저 꽉 막힌(행정 지연) 3중고가 2024~2025년 대한민국 수도의 건설 현장을 멈춰 세웠습니다.

이러한 복합적 원인들이 얽혀 만들어낸 서울 아파트 공급 부족은 단순한 규제 완화나 일회성 정책만으로는 쉽게 풀리지 않을 깊은 흉터를 남겼습니다. 이토록 구조적인 공급 부족 상황에서 과연 우리 동네의 부동산 가치는 안전할까요?

👉 다음 파트 예고
위기는 모든 곳에 평등하게 오지 않습니다. 다음 파트에서는 철저한 데이터 기반으로 강남권 vs 강북권 vs 도심권 입주 물량 현황을 비교 분석합니다. 과연 ‘공급 가뭄’ 속에서도 가장 치명적인 타격을 입을 핵심 지역은 어디일지 상세히 해부해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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