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닝 종류] Part 5. 지루함을 없애는 스피드 플레이, 파틀렉 (Fartlek)
매일 똑같은 코스를, 똑같은 속도로 달리다 보면 어느 순간 ‘러닝 권태기(Run-tegi)’가 찾아옵니다. 시계를 보며 페이스를 체크하는 것조차 스트레스로 다가올 때,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엄격한 훈련이 아닌 ‘놀이’ 같은 달리기입니다.
스웨덴어로 ‘스피드 플레이(Speed Play)’를 뜻하는 파틀렉(Fartlek)은 이름 그대로 속도를 가지고 노는 러닝 종류입니다. 정해진 휴식 시간이나 거리 없이, 기분에 따라 전력 질주를 했다가 천천히 조깅하며 회복하는 과정을 자유롭게 반복합니다. 하지만 이 자유로움 속에는 놀라운 신경계 자극 효과와 실전 대처 능력 향상이라는 과학적인 원리가 숨어 있습니다.
엄격한 인터벌 vs 자유로운 파틀렉
많은 분이 인터벌 트레이닝과 파틀렉을 혼동하곤 합니다. 둘 다 ‘고강도와 저강도의 반복’이라는 점은 같지만, 접근 방식과 훈련 목적에서 큰 차이가 있습니다. 인터벌이 ‘수학 공식’처럼 딱 떨어지는 고통을 견디는 것이라면, 파틀렉은 ‘재즈 즉흥 연주’처럼 상황에 맞춰 변주를 주는 러닝 종류입니다.
| 구분 | 인터벌 러닝 (Interval) | 파틀렉 (Fartlek) |
|---|---|---|
| 형식 | 거리/시간/휴식이 고정됨 (예: 400m 질주, 90초 휴식) | 비정형, 자유로움 (예: 저 가로등까지 전력 질주!) |
| 심리적 부담 | 매우 높음 (실패에 대한 압박) | 낮음 (놀이처럼 즐김) |
| 주요 효과 | 최대 산소 섭취량(VO2max) 극대화 | 신경계 반응 속도, 실전 레이스 운영 감각 |
| 장소 | 주로 트랙, 평지 | 공원, 산, 언덕 등 어디서나 |
신경계를 깨우는 효과 (Neuromuscular Adaptation)
파틀렉의 가장 큰 운동 생리학적 이점은 신경계(Neuromuscular System)의 적응입니다. 일정한 속도로만 달리면 우리 몸의 신경과 근육은 그 패턴에만 익숙해져 ‘게으른 상태’가 됩니다. 하지만 불규칙하게 속도를 확 올렸다가 줄이는 파틀렉은 잠자던 신경계를 깜짝 놀라게 하여 깨웁니다.
갑작스러운 가속 시에는 속근(Fast-Twitch Fibers)이 빠르게 동원되어야 하고, 감속 시에는 다시 지근(Slow-Twitch Fibers)으로 전환하며 젖산을 처리해야 합니다. 이 ‘기어 변속’ 능력이 좋아지면, 실제 마라톤 대회에서 오르막을 만나거나 추월해야 할 때 지치지 않고 즉각적으로 반응할 수 있게 됩니다.
🧠 멘탈 강화 효과 (Mental Toughness)
파틀렉은 심리적 저항감을 낮춰줍니다. “힘들면 조금 천천히 뛰면 되지”라는 마음의 여유가 오히려 더 오래 고강도 훈련을 지속하게 만듭니다. 또한, 예측 불가능한 상황(언덕, 바람 등)에 대처하는 유연한 마인드셋을 길러줍니다.
실전! 파틀렉 훈련 가이드
파틀렉에는 정답이 없습니다. 하지만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참고할 수 있는 몇 가지 ‘테마별 파틀렉’을 소개합니다. 오늘 바로 러닝화 끈을 묶고 나가서 시도해 보세요.
1) 랜드마크 파틀렉 (초보자 추천)
시계를 보지 마세요. 눈앞에 보이는 지형지물을 이용합니다.
“저기 보이는 벤치까지는 전력 질주!”
“다음 신호등까지는 아주 천천히 조깅.”
이런 식으로 목표물을 계속 바꾸며 달리는, 가장 원초적이고 재미있는 러닝 종류입니다.
2) 뮤직 파틀렉 (기분 전환용)
이어폰에서 흘러나오는 노래의 하이라이트(후렴구) 부분에서는 빠르게 달리고, 잔잔한 전주나 간주 부분에서는 천천히 달립니다. 3분짜리 노래 한 곡이 훌륭한 인터벌 세트가 됩니다. 지루할 틈이 없습니다.
3) 피라미드 파틀렉 (중급자용)
조금 더 체계적인 자극을 원한다면 시간 기반으로 진행합니다.
[1분 빠르게 – 1분 느리게] → [2분 빠르게 – 2분 느리게] → [3분 빠르게 – 3분 느리게] → [2분 – 2분] → [1분 – 1분]
순서로 강도를 높였다가 낮추는 방식입니다.
⚠️ 주의사항
자유롭다고 해서 준비 운동(Warm-up)을 생략하면 안 됩니다. 갑작스러운 가속은 햄스트링에 무리를 줄 수 있으므로, 시작 전 10~15분 정도의 가벼운 조깅은 필수입니다. 또한, ‘빠르게’ 달릴 때 폼이 무너지지 않도록 신경 써야 부상을 예방할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