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파트에서 ‘젖은 발 테스트’를 통해 여러분의 발 아치 형태가 평발인지, 요족인지, 아니면 정상인지 확인하셨을 겁니다. 아치가 ‘정적인(Static)’ 발의 모양이라면, 지금부터 이야기할 내용은 우리가 달릴 때 발목이 어떻게 움직이는가에 대한 ‘동적인(Dynamic)’ 이야기입니다.
아무리 비싸고 좋은 러닝화라도 내 발목의 움직임과 궁합이 맞지 않으면 무용지물입니다. 전문가들은 이를 ‘내전(Pronation)’과 ‘외전(Supination)’이라는 개념으로 설명합니다. 용어가 조금 어렵게 느껴지시나요? 걱정하지 마세요. 여러분의 신발장에 있는 헌 신발 밑창만 확인하면 누구나 쉽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
내전(Pronation): 충격을 흡수하는 발의 자연스러운 메커니즘
💡 의사의 한 줄 요약
내전 자체는 나쁜 것이 아닙니다. 착지 순간 충격을 분산하기 위해 발목이 안쪽으로 살짝 굽는 것은 우리 몸의 필수적인 방어 기제입니다. 문제는 ‘과도함’에 있습니다.
달리기를 할 때 우리 발은 바깥쪽 뒤꿈치가 먼저 닿고, 체중을 지지하기 위해 안쪽으로 구르면서 앞꿈치로 차고 나갑니다. 이 과정에서 발목이 안쪽으로 회전하는 현상을 ‘내전’이라고 합니다. 이것은 지면의 충격을 완화하기 위한 지극히 정상적인 과정입니다.
하지만 러닝화 선택 시 우리가 주목해야 할 것은 정상 범위를 벗어난 움직임입니다. 발목이 안쪽으로 과도하게 꺾이는 ‘과내전(Overpronation)’과, 반대로 회전이 거의 일어나지 않고 바깥쪽으로 쏠리는 ‘외전(Supination)’이 바로 부상의 주범이기 때문입니다.
헌 신발 밑창이 말해주는 나의 주법 (밑창 마모 패턴 분석)
지금 바로 가장 오래 신은 운동화나 러닝화를 가져와서 밑창(Outsole)을 뒤집어 보세요. 닳아있는 부위를 보면 여러분의 주법을 과학수사대처럼 정확하게 분석할 수 있습니다.
1. 안쪽이 심하게 닳았다면? (과내전)
신발 뒤꿈치의 안쪽이나 앞쪽 엄지발가락 부위가 집중적으로 닳아 있다면 과내전일 확률이 높습니다. 주로 평발인 분들에게 많이 나타납니다. 착지 후 발이 안쪽으로 무너지면서 무릎이 안쪽으로 쏠리게 되고, 이는 무릎 내측 인대와 고관절 통증의 원인이 됩니다. 이런 분들은 발목이 안으로 무너지는 것을 막아줄 수 있는 단단한 지지력이 있는 러닝화가 필수적입니다.
2. 바깥쪽만 닳았다면? (외전)
반대로 신발의 바깥쪽 가장자리만 길게 닳아 있다면 외전 성향입니다. 주로 아치가 높은 요족(High Arch) 러너들에게서 발견됩니다. 발이 안쪽으로 유연하게 구르지 못하고 뻣뻣한 상태로 착지하기 때문에 충격이 흡수되지 않고 다리로 직행합니다. 이 경우엔 충격을 대신 흡수해 줄 풍부한 쿠션이 있는 러닝화가 필요합니다.
내 발목 움직임에 맞는 최적의 러닝화 찾기
💡 의사의 한 줄 요약
과내전 러너에게는 ‘안정화’라는 깁스를, 외전 러너에게는 ‘쿠션화’라는 스프링을 선물하세요. 반대로 선택하면 부상을 돈 주고 사는 꼴이 됩니다.
이제 내 발의 움직임을 파악했으니, 그에 맞는 러닝화 카테고리를 매칭해 보겠습니다. 이 기준만 알아도 매장 직원의 화려한 말솜씨에 넘어가지 않고 나에게 필요한 제품을 정확히 요구할 수 있습니다.
| 주법 유형 | 밑창 마모 위치 | 관련 아치 | 추천 러닝화 카테고리 |
|---|---|---|---|
| 과내전 (Overpronation) | 뒤꿈치 안쪽 & 엄지발가락 쪽 | 평발 | 안정화 (Stability) 내측에 단단한 폼(Medial Post)이 있어 발목 꺾임 방지 |
| 외전 (Supination) | 뒤꿈치 바깥쪽 & 새끼발가락 쪽 | 요족 | 쿠션화 (Neutral/Cushion) 부드러운 미드솔이 충격을 최대로 흡수 |
| 중립 (Neutral) | 뒤꿈치 중앙/외측 & 앞꿈치 중앙 (S자) | 정상 발 | 중립화 (Neutral) 쿠션과 안정성이 균형 잡힌 모델 |
👟 전문가의 구매 팁
안정화(Stability Shoes)를 고르실 때는 신발 안쪽 아치 부분에 회색이나 진한 색으로 덧대어진 단단한 소재(이중 밀도 중창)가 있는지 확인하세요. 이것이 무너지는 발목을 지지해 줍니다.
쿠션화(Cushioning Shoes)를 고르실 때는 손으로 중창을 눌렀을 때 푹신하게 들어가는지, 신발을 비틀었을 때 유연하게 비틀리는지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자신의 발 형태(아치)와 움직임(내전/외전)을 모두 이해하셨다면, 여러분은 이미 상위 10%의 똑똑한 러너입니다. 하지만 아무리 완벽한 러닝화를 골랐다 하더라도, 잘못된 사이즈를 선택하거나 너무 오래 신는다면 모든 것이 수포로 돌아갑니다.
이어지는 파트에서는 많은 분들이 간과하는 ‘부상을 부르는 잘못된 선택들’에 대해 구체적인 질환과 연결 지어 경고의 메시지를 전해드리려 합니다. 족저근막염과 무릎 통증을 피하고 싶다면 다음 글을 꼭 확인해 주세요.

